러 외무 "돈바스 발포 증가 크게 우려"…정부군·반군 교전 지속
우크라 "러시아가 침공구실 만들려 도발"…러 "돈바스 개입안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발포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돈바스 전선(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대치 전선) 상황과 관련 어제와 그저께 민스크 합의(민스크 협정)에서 금지된 무기들을 사용한 발포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보도에 대해 아주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네츠크 지역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정부 수장 데니스 푸슐린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곧 정부군에 (대규모) 공격 명령을 내릴 것"이라면서 도네츠크 주민들을 대거 러시아로 대피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선 16일 저녁부터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군은 정부군이 반군 통제 지역 마을들을 박격포, 유탄발사기, 기관총 등을 동원해 공격했다고 주장했고, 러시아도 이러한 발표를 지지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오히려 반군이 먼저 정부군 진영을 공격했지만, 도발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돈바스 지역의 휴전 상황을 감시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특별감시단은 17일 그 전날 저녁부터 이날 오후까지 정부군과 친러 반군 대치 전선에서 약 530회의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격이 어느 쪽에서 이루어졌는지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은 18일에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구실을 만들기 위해 돈바스 지역에서 마치 정부군이 반군을 먼저 공격한 것처럼 위장하는 '자작극'을 벌일 수 있다는 경고를 해왔다.
정부군 공격으로 돈바스 지역의 러시아인들이 피해를 보았다며 러시아가 동포 보호를 명목으로 내걸고 돈바스 지역을 침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해당하는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 올렉시 다닐로프도 17일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 측의 도발이 있다면서 "도발의 목적은 우리가 강력히 대응하면 이를 근거로 우리를 비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도발에 휩쓸리지 않도록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같은 날 돈바스 지역 반군에 대한 어떤 무력 행동이나 군사작전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돈바스 분쟁에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하는 러시아는 오히려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반군이 통제 중인 지역을 재점령하기 위해 군사행동을 할 수 있다고 계속 경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은 지난 2015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노르망디 형식 정상 회담'(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4자 정상회담)을 통해 휴전 협정인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양측 간에는 그 이후로도 크고 작은 교전이 간헐적으로 계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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