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BBIG' 시총 64조원 증발…30% 이상 급락주 속출
초저금리 막내리며 성장주 기세 꺾여…개별 기업 악재도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저금리 시대에 증시를 주도한 대표 성장주인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종목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BBIG 4개 업종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BBIG K-뉴딜지수'는 작년 말 3,143.79에서 지난 18일 2,512.08로 20.09% 하락했다.
지수 하락률은 이 기간 코스피(-7.83%)는 물론 낙폭이 더 컸던 코스닥(-14.73%)을 크게 밑돌았다.
현재 지수 구성 종목은 ▲ 2차전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 바이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사이언스 ▲ 인터넷 네이버·카카오·더존비즈온 ▲ 게임 크래프톤·엔씨소프트·넷마블이다.
12개 종목 합산 시가총액은 작년 말 376조6천억여원에서 2월 18일 312조6천억여원으로 새해 들어서만 64조원가량 감소했다.
업종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 KRX 2차전지 K-뉴딜지수(-13.29%) ▲ KRX 바이오 K-뉴딜지수(-21.41%) ▲ KRX 인터넷 K-뉴딜지수'(-22.20%) ▲ KRX 게임 K-뉴딜지수(-27.23%) 역시 같은 기간 모두 큰 폭으로 내렸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종목별 주가 추이를 보면 데브시스터즈[194480](-41.73%)와 크래프톤[259960](-40.43%)은 7주간 40% 이상 폭락했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33.11%), 펄어비스[263750](-31.60%), 셀트리온제약[068760](-30.95%), 일진머티리얼즈[020150](-30.81%), 아프리카TV[067160](-30.64%), 에코프로비엠[247540](-30.55%) 등이 30% 이상 떨어졌다.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산업으로 주목받는 BBIG 업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장세에 수혜주로 부상하며 증시 호황을 이끌었다.
BBIG가 랠리를 펼친 2020년 'KRX BBIG K-뉴딜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82.1%로 코스피 상승률 30.8%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성장주는 현재보다 미래를 주목하는 주식이다. 이에 금리가 낮을수록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낮아져 실적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정당화된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세에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자 성장주 랠리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글로벌 성장주 주가 조정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연말까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미국 나스닥지수도 새해 들어 10% 이상 하락했다.
성장주 투자에 불리한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불안도 2차전지주를 비롯한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했다.
분식회계 의혹 관련 감리(셀트리온), 카카오페이 경영진 주식 '먹튀' 논란(카카오), 공장 화재·내부자 거래 의혹(에코프로비엠), 실적 부진(크래프톤 엔씨소프트[036570] 넷마블[251270] 등) 등 개별 기업의 악재도 잇따랐다.
신승진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던 2020년 여름 전통적 가치 평가로 설명할 수 없는 성장주의 랠리가 시작됐다"며 "저금리와 언택트(비대면) 환경에서 성장주의 수혜는 명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2022년 시장 환경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상승, 경제 활동 정상화가 핵심"이라며 "기업가치와 주가 간 괴리를 선별하는 작업과 함께 성장주 내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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