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진주 재건축 현장서 삼국시대 유물 발견…연내 분양 물건너 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발견돼 분양이 차질을 빚게 됐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부터 전문업체를 선정해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합은 2016년부터 용역업체를 선정해 문화재 지표 조사와 참관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 업체가 지난해 11∼12월 참관 조사 결과 정밀 발굴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문화재청에 냈다.
업체는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잠실진주 부지 내 총 84개 지점에서 굴착이 이뤄졌고, 북동쪽과 남쪽 중앙부를 중심으로 한 36개소의 굴착 지점에서 백제 한성기와 6세기 신라에 해당하는 문화층이 확인됐다고 적시했다.
또 총 43기의 주거지와 수혈(삼국시대 주거 양식), 주혈(움집터의 바닥에 기둥을 세우기 위한 파 놓은 구멍)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적 확인 범위를 중심으로 1만8천700㎡를 정밀발굴조사로 전환 조치해 유적의 분포 범위와 시기, 성격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합은 내달 말까지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한 뒤 작성한 보고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하게 되는데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사업의 향방이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물산[028260]과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시공을 맡은 잠실진주아파트는 철거와 이주까지 끝내고 작년 12월에 착공에 들어간 상황이다.
총 2천678가구 규모로 새로 태어날 이 단지는 애초 올해 하반기에 일반분양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사업시행계획 변경과 문화재 정밀발굴조사 등으로 인해 사실상 연내 분양은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여기에다 정밀발굴조사 결과 발견된 유물이 역사적·학술적·예술적으로 가치가 높을 경우 사업 지연이 더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조합 측이 문화재 보존 방안을 만들어 문화재심의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까지 발견된 유물로 봐서는 보존 가치가 큰 문화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내년 중순께 일반분양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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