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들, 러 우크라 침공 시 제재 논의…"강력 대응 준비됐다"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취할 제재에 대해 논의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EU-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앞서 비공식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EU가 취할 수 있는 제재의 틀에 관해 설명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EU는 신속하게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중요한 것은 침공 시 서방은 필요하고 강력한 방식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여전히 외교적 해법이 승리할 희망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매우 무겁고 강력한 제재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트위터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했다고 밝히고 "현장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긴장 완화가 긴급히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EU의 제재는 러시아의 행동에 대응하는 성격이 될 것이라면서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EU도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경계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회의에 앞서 "긴장 완화 발표로 보이는 이번 사건들은 현재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만일의 사태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EU는 억지 전략을 단호하게 유지하고 약점을 보이지 않을 필요가 있다면서 목표는 평화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이 관여하는 기존 틀 안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을 같은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긴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예상일로 지목한 16일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가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에서 훈련이 끝난 일부 부대가 복귀 중이라고 발표하고 서방과 대화를 이어갈 뜻을 밝혔지만, 본격적인 긴장 해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아직 유의미한 규모의 러시아 병력 철수는 관측되지 않았고 오히려 러시아는 병력을 늘렸다고 반박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 가능성과 관련, "매우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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