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부 극우·보수, 우크라 사태에 '바이든이 전쟁도발' 인식"
BBC "공화당 일부 지지자들, 미국의 우크라 개입에 반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우호적인 일부 미국 극우·보수세력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응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침공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제재를 경고하고 있지만 미국 정계의 일부 우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도발자'라는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BBC는 이런 견해를 가진 보수 유권자들이 의회 의원들에게 러시아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해당 지역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데 반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또 우크라이나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공화당 후보들을 당선시키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공화당의 외교정책을 변화시키고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약화할 수 있다고 BBC는 진단했다.
하지만 퓨리서치센터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대부분은 정치적 배경과 관계없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의 러시아군 증강이 미국 이익에 대한 위협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BBC는 푸틴 대통령을 옹호하는 일부 미국 유권자들은 그의 대담성을 칭찬했다고 전했다. 다른 유권자들은 미국이 해외에 군대를 배치해서는 안 된다는 고립주의적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또 공화당 내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정치적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로던카운티 공화당위원회 의장을 맡은 조너선 에릭슨은 "우리 국민 누구도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걸 원치 않는다. 작은 분쟁에 모두 참견할 필요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정책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개입주의' 정책이 더 의심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메리칸 컨서버티브' 객원편집자인 소랍 아흐마리는 러시아와 역사적으로 관계가 깊고 옛 소련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푸틴의 견해는 러시아 입장에선 타당해 보인다며 "어떤 러시아 정부도 러시아 문 앞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있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상황에 대해 대중에게 보이는 반응에 관해서는 "혼란스럽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에서 이런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의회 의원 등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의 국제문제 분야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Atlantic Council) 전문가인 피터 딕슨은 "이런 여론 변화는 외교정책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고 결국에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매우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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