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도 방역조치 점진 해제

입력 2022-02-17 09:48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도 방역조치 점진 해제

"확진자 수 정점 지난 것으로 판단"…유럽 각국 일상회복에 박차

낮은 중증도·높은 백신접종률 자신감에 제한조치 단계적 해제

대중교통·보건시설 등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는 유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앙이었던 유럽에서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지나면서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 회복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블룸버그와 AP, AFP 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도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점차 해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아일랜드, 덴마크 등 다수의 유럽 국가가 방역 조치를 이미 완화한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유행) 정점에 도달한 것 같다. 앞으로 수 주간 상황이 계속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비필수 상점의 백신 통제를 즉각 폐지하는 등 대부분의 방역 조치들을 3월 20일까지 단계적으로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서 "코로나 규정들은 목표한 효과들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제 제한조치를 단계적으로 풀 수 있게 됐다. 다만 계속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규정은 계속 유지되며, 백신 의무화도 미래에 닥칠지 모를 재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의 방역 완화에 따라 비필수 상점 출입 시 요구되던 백신접종·완치 증명, 백신 접종자에 대한 사적 모임 제한은 즉각 폐지된다. 내달 4일부터는 식당·술집 입장 제한이 완화되고 나이트클럽도 입장 제한 규정을 둔 채 영업을 재개한다. 내달 20일에는 방역조치가 대부분 해제될 예정이다.



독일에서는 최근 며칠간 신규확진자가 줄면서 각계에서 방역조치 완화를 요구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연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던 독일 내 코로나19의 확산속도는 작년 말 이후 처음으로 지난 13일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독일의 이날 일일 확진자는 21만9천972명으로 1주일 전에 비해 6% 감소했고, 인구 10만명당 7일 평균 감염자수(15일 기준)도 1천438명에서 1천401명으로 줄었다.

독일 정부 관리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상황에 따라 내달 17일로 예정된 차기 회의에서 방역완화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17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식당과 상점, 극장 같은 실내 시설의 출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정부는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해 대중교통과 보건 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계속 유지되며 코로나19 확진자의 5일 격리 조처도 3월 말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연방 정부는 "역학 상황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스위스 인구의 높은 면역 덕분에 높은 수준의 바이러스 감염에도 보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며 지난달 하루 확진자가 4만명을 넘어섰던 스위스는 이날 신규 확진자가 2만1천명으로 줄었고,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는 전주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인접국인 오스트리아도 이날 대부분의 제한 조처를 다음 달 5일까지 해제한다고 밝혔다.

카를 네함머 총리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삶의 일부지만 대부분의 제한 조치에서 국민을 자유롭게 해줄 정치적 결정을 책임감 있게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술집과 식당의 야간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하고, 나이트클럽 운영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제한 조치 해제는 신규 확진자와 입원 환자 추세를 지켜보며 신중하게 할 것이라며 병원과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 대중교통 등에서의 마스크 의무화는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4만3천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이후 서서히 감소해 최근에는 3만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장관도 이날 프랑스앵포 라디오에 출연해 3월 중순께 마스크 의무화와 백신 증명을 폐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추세가 계속되면 현 유행이 2주 정도 후면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거의 일상에 가까운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프랑스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5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점점 감소하고 있다.

최근 7일간 평균 신규 확진자는 지난 15일 기준 11만9천702명으로 지난달 25일 36만61천793명에서 3주 사이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유럽 국가들의 이처럼 방역 조치를 속속 완화하는 것은 높은 백신 접종률에 따른 자신감과 오미크론 변이의 중증도가 낮아 의료시스템 부담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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