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일부 병력 원위치"…우크라 위기 후 첫 긴장완화 신호(종합2보)
국방부 발표…"훈련 마쳐, 다른 훈련도 계획 따라 진행" 주장
미 지목 D-1 조치…러 외무부 "서방 전쟁선전 실패의 날로 역사 기록"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연숙 기자 = 훈련을 위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됐던 러시아군 부대 일부가 복귀를 시작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경고 속에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일촉즉발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처음으로 나온 긴장완화 신호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부대 복귀에 관한 성명을 통해 "항상 그랬듯이 훈련이 끝나는 대로 부대들이 조직적으로 상주기지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훈련) 임무를 완수한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은 이미 열차와 차량에 (군사장비들을) 싣기 시작했고, 오늘 원주둔 병영으로 이동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일부 부대들은 대열을 지어 행군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 남부군관구도 훈련 병력이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에서 철수해 기지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현재) 러시아군은 부대와 전력에 대한 대규모 전술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훈련에는 (러시아군) 모든 군관구와 함대, 공수부대가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일부 철수를 시작한 병력 외의 다른 병력은 각 지역에서 일찌감치 계획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국가(Union State) 대응 전력 점검 차원에서 벨라루스에선 러·벨라루스 연합훈련 '연합의 결의'도 실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옛 소련에 함께 속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지난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며 동맹 이상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이 훈련에 참가 중인 러시아 동부군관구 소속 부대와 공수부대들은 벨라루스군과 협력해 연합국가에 대한 공격 격퇴 연습을 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코나셴코프 대변인은 또 벨라루스 남서부 브레스트주(州)의 '오부즈-네스놉스키' 훈련장에선 오는 19일 전투사격 훈련이 예정돼 있다면서, 이 훈련 과정에선 러시아 해병대 여단과 벨라루스 부대들이 항공단의 지원을 받아 방어 전투 수행 임무와 부대 이동 연습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훈련에는 벨라루스 주재 외국 무관들과 언론도 참관인 자격으로 초청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본격 시작된 러·벨라루스 연합훈련은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그는 세계 대양의 주요 구역과 러시아 영토에 가까운 해역에선 일련의 해상훈련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훈련에는 수상함·잠수함·해군 항공단 등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밖에 러시아 내 다른 훈련장들에서도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훈련을 포함한 모든 군사 조치들은 기존 계획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서방국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계속 부인해왔다.
이날 우크라이나 근처 병력의 일부 철수는 서방 언론이 미국 정보당국의 첩보를 인용해 보도한 침공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방 국가들이 전쟁을 막으려고 숨 가쁘게 벌인 외교전이 일부 성과를 거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에서 군사훈련에 참가한 병력 3만명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국경을 포위하며 접경 지역에 총 13만명을 배치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에 "2022년 2월 15일은 서방의 전쟁 선전이 실패한 날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그들은 단 한발의 발사도 없이 불명예를 안고 무너졌다"고 썼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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