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원 달라" 결혼식날 차에서 버틴 中 신부 '공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결혼식날 4천만원대 지참금을 요구하며 차에서 내리지 않은 중국의 신부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15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는 지난 12일 허난(河南)성 카이펑(開封)에서 결혼식장에 도착한 신부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신랑 측과 실랑이를 벌이는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올린 누리꾼은 "신부가 결혼식장에 가는 차에 탈 때 14만8천위안(약 2천800만원)을 요구했고, 내릴 때 6만6천위안(약 1천200만원)을 더 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는 신랑 가족을 아랑곳하지 않고 신부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버텼다.
신랑의 아버지가 휴대전화로 여기저기 연락해 신부 측이 요구한 돈을 맞춰 준 뒤에야 겨우 신부를 차에서 내리게 할 수 있었다.
심경이 복잡해진 신랑의 아버지는 끝내 하객들이 보는 앞에서 눈물을 쏟았다.
신랑은 이미 신혼집과 자가용을 마련했고, 신부 측의 요구에 따라 '차이리(彩禮·신랑이 신부 가족에게 줘야 하는 지참금)' 26만위안(약 4천900만원)과 금 장신구 등 예물까지 보낸 뒤였다.
결혼을 위해 신랑 측이 신부 가족에게 보낸 지참금과 예물은 총 50만위안(약 9천400만원)에 달했다.
누리꾼들은 "터무니없는 지참금 요구도 비난받아야 하지만, 많은 하객이 보는 앞에서 시아버지를 망신시키고, 가장 기뻐해야 하는 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며 '최악의 신부'라고 비난했다.
이런 결혼식을 치른 신부가 과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시댁과 잘 지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차이리는 중국의 오랜 관습이지만, 신부 측의 과도한 요구로 파경을 빚는 사례가 적지않다.
일부 지방정부들이 악습을 없애겠다며 차이리 상한액을 정해놓고 있지만, 사문화돼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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