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항경련제, 혈중 수치 급속히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전증(간질) 발작을 막는 항경련제를 임신 중 복용했을 땐 정량을 투여했어도 약물의 혈중 수치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페이지 페넬 교수 연구팀이 '모체에서의 항경련제 효과'(MONEAD) 연구에 참여한 임신 여성 326명과 임신하지 않은 여성 104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4일 보도했다.
이 여성들은 간질 발작을 막기 위해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평균 연령은 29세, 임신 여성은 임신 20주 미만이었다.
항경련제 중에서도 라모트리진과 레베티라세탐이 임신 중 복용했을 때 혈중 수치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신 중 표준 용량을 투여했을 때 라모트리진은 혈중 수치가 56%, 레베티라세탐은 36.8%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밖에 라코사미드는 39.9%, 옥스카르바제핀은 32.6%, 조니사미드는 29.8%, 카르바마제핀은 17.3% 혈중 수치가 낮아졌다.
라모트리진과 레베티라세탐의 혈중 수치 감소는 임신 초기(첫 3개월)에 나타났다.
이 결과는 간질 환자가 임신하면 항경련제를 복용했는데도 간질 발작이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간질 환자는 임신 후에는 투여한 항경련제의 혈중 수치를 면밀히 살피면서 용량을 미리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간질 발작을 막으려면 항경련제를 용량을 잘 조절해 복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항경련제는 임신 20주 이전에는 복용 후 혈중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임신 초기부터 모니터 하면서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연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미국 국립 신경질환·뇌졸중 연구소(NINDS)의 비키 화이트모어 박사는 임신이 항경련제의 혈중 농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면서 이 연구 결과가 임신 중 항경련제 투여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 신경학'(JAMA 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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