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침공 예상 하루前' 유럽행…"러, 경고없이 공격할 수도"
국방부 "푸틴, 침공 최종 결정 안 한듯…언제라도 가능" 경고음
오스틴, 나토·폴란드 등 방문…"中 암묵적 지지, 안보 불안케 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국방부는 1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최종 결정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어떤 경고도 없이 군사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을 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도 "군사 행동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커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경고 없이 움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점을 '16일'로 공개 예상한 가운데 아직 푸틴 대통령이 침공 여부를 최종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만약 침공이 감행될 경우 어떤 사전 경고 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경고음을 울린 것이다.
커비 대변인은 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병력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긴장 고조 상태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커비 대변인은 지난 주말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과 군사 훈련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에서 병력 배치를 계속 늘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에서 벨라루스군과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고 있으며, 흑해와 아조프해에서의 미사일 및 포사격 등 해상 훈련을 명분으로 해당 구역을 위험 해역으로 지정하고 선박 운행을 중단시킨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5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다.
미국이 예상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날짜 하루 전이다.
오스틴 장관은 브뤼셀에서 나토 지도자들과 만나 관련 대책을 숙의한다.
커비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은 나토 지도부와 만나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대해 논의하고 나토 5조의 동맹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반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 5조는 나토 설립 근거인 북대서양조약 5조를 일컫는 것으로,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 공격으로 보고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해 공동 방어하는 집단방위 조항이다.
우크라이나는 아직 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우크라이나 주변 나토 회원국들의 안보 불안이 커진다는 점에서 나토 회원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커비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미군을 비롯한 나토군이 최근 증파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를 방문한다.
폴란드에서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만나 현재의 위협 상황을 평가하고 양국 협력과 안보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커비 대변인은 말했다.
폴란드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미군 약 5천명이 최근 추가로 파견됐다. 오스틴 장관은 폴란드 주둔 미군을 방문해 대비 상태를 점검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커비 대변인은 "폴란드 주둔 미군의 우크라이나 배치 계획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어 리투아니아를 방문해 리투아니아의 지도자들을 만나는 데 이어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발트해 3국의 카운터파트들과도 회동할 계획이다.
구소련 연방에서 탈퇴한 뒤 나토에 가입한 이들 국가들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러시아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에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한편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해 '암묵적인 지지'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에 대한 그들의 암묵적인 지지는 매우 우려할만하며, 솔직히 유럽의 안보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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