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화려한 가면의 유혹…베네치아 카니발이 돌아왔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3일(현지시간) 수백 개의 운하와 다리로 연결된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화려하게 치장한 배들이 이색 퍼레이드를 벌입니다.
중세시대 귀족 차림의 멋들어진 망토와 가면으로 치장한 관광객과 주민들이 모처럼 축제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7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최대 축제가 2년 만에 제모습을 찾았습니다.
세계 10대 축제로도 명성이 자자한 '베네치아 카니발'이 지난 12일 개막한 것인데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탈리아 정부는 2020년 베네치아 카니발을 단축 운영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취소했습니다.
카니발의 부활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입원자 감소로 이탈리아 정부가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야외에서는 의무적으로 코로나19 차단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던 규정을 지난주 폐지하면서 예전의 그 '마스크', 즉 가면을 쓰고 거리로 나올 수 있게 된 거죠.
다만 코로나19 전염을 막기 위해 대규모 퍼레이드와 같은 볼거리는 제한된 점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베네치아 카니발은 기독교 사순절의 전통과 관련 있습니다. 부활절에 앞서 40일간 육식을 끊고 참회하는 사순절을 앞두고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신분을 숨기고 원하는 것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약 5만명의 관광객이 찾았습니다.
이탈리아 파르마시에 거주하는 바바라 델 프라토도 공들여 차린 의상을 입고 가족들과 함께 베네치아에 왔습니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2년 동안 카니발을 즐길 수 없어서 그리웠다"고 말했습니다.
개막 첫날엔 예년보다는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을까요. '미래를 기억하라'는 올해의 주제처럼요.
베네치아의 한 주민은 "이것은 희망의 카니발"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고, 우리는 언제 그랬던 것처럼 우리 삶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카니발은 3월 1일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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