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긴장 속 미·러 외무 통화…정상통화 앞 거친 신경전(종합)

입력 2022-02-12 23:17
우크라 긴장 속 미·러 외무 통화…정상통화 앞 거친 신경전(종합)

미 "우크라 침공시 단호한 대응" 경고 …러 "미국이 우크라 침공설 선동" 비판



(이스탄불·워싱턴=연합뉴스) 김승욱 류지복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속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통화했다.

두 장관의 통화는 이날 예정된 양국 정상의 통화를 앞두고 의제 설정을 위해 입장을 교환하려는 성격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거친 신경전 역시 벌어졌다.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통화는 러시아가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에 대해 군사공격 개시를 고려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긴급한 공동 우려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위기 해결을 위한 외교적 방법이 여전히 열려 있지만 이를 위해선 러시아가 긴장을 완화하고 선의의 논의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러시아가 공격의 길을 추구하거나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한다면 서방에서 단호하고 단합된 대규모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라브로프 장관이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과장해 선동하고 있음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핵심 안보 요구를 무시했음을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이날 통화했다.

미 국방부는 두 장관이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고 밝혔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양국 장관이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약 13만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한 상태다.

러시아는 서방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 중단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보 보장안을 제시했으나, 미국과 나토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의 병력 증강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방은 언제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정상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일을 오는 16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자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사태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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