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통신사 미얀마 사업 '군부 연계' 기업이 곧 인수"(종합)

입력 2022-02-12 17:36
"노르웨이 통신사 미얀마 사업 '군부 연계' 기업이 곧 인수"(종합)

로이터 "쉐 바인 퓨, 지분 80% 매입 예정"

인권단체 "군부, 반대 세력 탄압에 개인 정보 악용" 우려

군정 '유니언 데이' 맞아 수감자 814명 사면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노르웨이 이동통신사인 텔레노르의 미얀마 내 사업을 군사정부와 연계된 현지 기업이 조만간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텔레노르 현지 사업 지분의 80%를 현지 기업인 쉐 바인 퓨 그룹이 인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1일(현지시간) 입수한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나머지 20%의 지분은 레바논 투자사인 M1에 돌아갈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쉐 바인 퓨의 회장인 테인 윈 조는 현지 이통사 미텔 등 군부가 운영하는 사업체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쉐 바인 퓨는 M1 그룹과 텔레노르의 미얀마 사업 인수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쉐 바인 퓨 관계자는 "회사는 장성들과 관계 없는 가족 사업체"라면서 "텔레노르는 군부와 연관성이 가장 적은 회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반면 텔레노르 본사 홍보 담당자는 이메일을 통해 M1 외에는 매각 협상을 진행한 곳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14년 미얀마에서 사업을 시작한 텔레노르는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천800만명을 가입자로 보유한 현지 3대 이통사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발생한 군부 쿠데타 이후 경영 악화 및 각종 규제 강화를 이유로 M1 그룹과 1억500만달러(1천259억원)에 사업을 넘기는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 매각 후 개인 정보가 군부가 넘어가 반대 세력 탄압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인권단체들 사이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미얀마의 텔레노르 가입자가 노르웨이 현지 로펌을 통해 '노르웨이 데이터 보호청'에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 가입자는 텔레노르의 미얀마 내 사업 매각이 개인 정보를 침해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노르웨이 정부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면서 소송을 냈다.

한편 미얀마 군정은 이날 '유니언 데이' 75주년을 맞아 814명의 수감자들을 사면한다고 발표했다.

유니언 데이는 소수민족과 단일 독립국을 건설하자는 합의를 끌어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사면 대상에 호주 출신 경제학자이자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의 수석 경제 자문역으로 활동한 숀 터넬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작년 2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의해 체포돼 양곤의 인세인 교도소에 구금된 뒤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군부는 작년 유니언 데이에는 문민정부에 반대했던 극우 인사 등 2만3천명 이상을 전격 사면한 바 있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지난해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뒤 군경의 유혈 진압으로 지금까지 시민 1천500여명이 숨지고 1만2천여명이 체포됐다.

bums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