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걷은 자산세 68조원…문재인 정부 들어 2.4배 늘어

입력 2022-02-13 05:31
수정 2022-02-13 16:24
지난해 걷은 자산세 68조원…문재인 정부 들어 2.4배 늘어

4년간 종부세 3.6배·증권거래세 2.3배로 급증

국세 수입서 자산세 비중 10.6→19.8%로 배증

자산시장 예측 실패에 부동산 정책 효과 겹쳐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곽민서 기자 = 정부가 지난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 이른바 자산과 관련해 국세로 거둬들인 돈이 68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예상치 못한 자산시장 거품이 상당 부분 원인이 됐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등 부동산 정책이 만들어낸 효과도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자산 관련 국세 규모가 2.4배 불어났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 자산 관련 국세수입은 지난해 68조1천억원을 기록했다.

양도세로 36조7천억원을, 상속증여세로 15조원을, 종합부동산세로 6조1천억원을, 증권거래세로 10조3천억원을 걷은 결과다.

2020년에 걷은 양도소득세가 23조7천억원, 상속증여세가 10조4천억원, 종합부동산세가 3조6천억원, 증권거래세가 8조8천억원으로 총 46조4천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1년 새 자산세수는 46.8%나 늘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17년 자산세수 28조1천억원과 비교하면 2.4배 규모로 불었다.

자산세수는 2018년 33조5천억원, 2019년 31조6천억원 등 30조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2020년 46조4천억원, 2021년 68조1천억원으로 최근 2년간 폭증했다.

그해 전체 국세수입에서 자산 세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2019년 중 11% 안팎을 오르내리다 2020년 16.3%, 2021년 19.8%로 배 가까이 늘었다.

자산 세수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종부세다.



2017년 1조7천억원이던 종부세수는 2020년 3조6천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2021년에는 6조1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번 정부 들어 세수가 3.6배 늘어난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같은 기간 15조1천억원에서 36조7천억원으로 2.4배 늘었다. 상속증여세는 6조8천억원에서 15조원으로 2.2배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는 4조5천억원에서 10조3천억원으로 2.3배 늘었다.

자산세수가 2020년과 2021년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풍부한 유동성이 만들어낸 자산 가격 급등 관점에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가격이 오르면 세금을 매기는 기준선인 과표도 크게 올라 보유세든 거래세든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공동주택 공시가격만 19.05%가 올랐다. 공정시장가액 비율도 90%에서 95%로 올랐다.

다주택자와 단기거래자를 투기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로 보고 보유세와 거래세를 중과한 부동산 정책도 세수 증가의 배경이 됐다.

징벌적 과세는 세금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다주택자와 단기거래 등 투기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줄이려는 의도이지만 결과적으로 정부만 두둑한 세금을 거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세를 피하려고 증여를 늘리는 기현상이 나타나 상속증여세가 최근 2년간 2배 가까이(2019년 8조3천억→2021년 15조원) 증가했다.

증권거래세 급증은 지난해 주가 급등과 연동이 된다.

증권거래세율엔 변동이 없었던 데 비해 코스피 지수가 2020년 2,220에서 3,111로 오르는 동안 거래 대금이 3천26조원에서 3천825조원으로 26.4% 늘어난 여파다.

납세자연합회장인 인천대 홍기용 교수는 "지난해 초과세수 61조원 중 40% 정도가 부동산과 증권 등 자산거래에서 나왔다"면서 "특히 부동산 세수는 세금으로 부동산시장 급등을 틀어막으려다 나타난 비정상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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