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기 후 "전쟁 안돼" 호소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
IOC "평화 위한 일반적인 요구…문제될 것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가 반전 메시지를 보냈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3)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선수가 전날 베이징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경기를 마친 후 중계 카메라에 영문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금지"라고 쓴 종이를 들어 보였다.
종이는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파란색과 노란색이었다.
헤라스케비치는 취재진에 "이게 내 입장이다. 다른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조국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원한다"며 "그것을 위해, 평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시키면서 서방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후 최근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이 언제라도 가능하다고 거듭 경고하면서 전운이 짙게 드리운 상황이다.
헤라스케비치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는 정말 긴장하고 있다"며 "총기, 무기와 관련된 많은 뉴스, 우크라이나 주변의 군대와 관련된 많은 뉴스가 나오는데 괜찮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21세기에 이건 아니다"라며 "그래서 올림픽 전에 제 입장을 세계에 보여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행동을 두고 올림픽 현장에서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제50조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은 헤라스케비치에게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IOC는 "평화를 위한 일반적인 요구였다"며 "이 문제는 종결됐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키예프대학에 재학 중인 헤라스케비치는 1, 2차 레이스 후 20위까지 자격이 주어지는 결선에 진출해 최종 18위로 베이징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그는 4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해 최종 12등으로 선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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