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왜 게임점수 안 보내지?'…딸 의심 덕 美 납치여성 구출

입력 2022-02-12 04:05
'엄마가 왜 게임점수 안 보내지?'…딸 의심 덕 美 납치여성 구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인질로 붙잡혔던 80대 여성이 늘 보내던 단어 맞히기 게임 점수를 안 보내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딸의 신고 덕분에 구출됐다.

CNN과 NBC 방송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링컨우드에 사는 드니즈 홀트(80)가 집에 침입한 남성에 의해 지하 화장실에 17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이날 새벽 벌거벗은 채 유리창을 깨고 홀트의 집에 들어와 홀트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다 지하 화장실에 가뒀다.

홀트는 "내가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홀트는 시애틀에 사는 딸의 신고를 받고 안부를 확인하러 집을 방문한 경찰관들에 의해 구조됐다.

이 딸은 자신이 보낸 문자 메시지를 엄마가 읽지 않고, 매일 보내주던 온라인 단어 맞히기 게임 '워들'의 점수를 안 보내자 불안감에 경찰에 신고했다.

홀트의 집을 찾은 경찰관들은 깨진 유리창을 발견했고, 집주인인 홀트가 지하 화장실에 갇혀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어 침입자가 흉기로 무장한 채 집 2층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경찰 특수기동대(SWAT)의 지원을 요청해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이 침입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 집에 들어가기 전 옷을 벗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링컨우드경찰은 "침입자는 가위를 들고 피해자를 깨운 뒤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피해자를 위협했고 집 안의 모든 전화와 휴대전화를 수거해 피해자가 누구와도 연락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의자로 문을 막아 피해자를 화장실에 감금했다"고 밝혔다.

이 침입자는 위험한 무기를 소지한 채 주거에 침입하고 사람을 납치한 혐의, 경찰관에 대한 가중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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