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올해 중반까지 70% 접종해야 팬데믹 끝나"
남아공 방문서 백신 국산화 지지…유럽처럼 아프리카 의약품청 설립 촉구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 올해 중반까지 전세계 인구의 70%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할 때만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올해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올해 팬데믹을 끝내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백신 접종 목표 달성이 연기될수록 새로운 변이가 또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등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백신 완전 접종률은 54.2%이지만 아프리카는 11.69%에 불과하다.
추가 접종(부스터샷) 문제도 중요하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아직 한차례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캠페인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말했다.
그는 또 어느 때가 돼야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데드라인을 정할 문제가 아니라면서, 팬데믹 기간 손 세정처럼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마스크 쓰기는 도리어 미래에 하나의 문화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커뮤니티가 또 다른 팬데믹에 대응하는 것이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본다면서 고소득 국가조차 혁신적 의약품 가격이 비싼 편이고 팬데믹에 세계 각국이 공통으로 대처하는 조약이 없는 상황이 무엇보다 문제라고 지적했다.
합의된 게임의 규칙이 없기 때문에 각 나라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팬데믹에 대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대응의 경험이 이번 팬데믹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의약품청(EMA)과 같이 아프리카의약품청을 설립하는 것과 관련, WHO가 기술적으로뿐 아니라 금융적으로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개별 국가가 아닌 대륙 차원에서 의약품 승인 등에 대처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가짜 약과 싸우는 문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륙 차원의 의약품 규제청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남아공에서 백신 원액 주입과 마무리 포장 단계의 백신 생산이 이뤄지는 것과 함께 최근 케이프타운 소재 제약사 아프리젠에서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에 기반한 모더나 백신 복제품을 만든 것 둘 다 전략적으로 병행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WHO는 남아공을 mRNA 백신 제조 허브로 지정해 아프리카 내에서 아프리카를 위한 백신 제조와 공급을 하는 방안을 지원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날 케이프타운에 있는 스텔렌보스대학의 생물의학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아공의 백신 생산 노력은 아프리카 대륙이 코로나19와 다른 많은 질병에 대한 백신 접종에서 좀 더 자급자족하도록 돕는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이 지난해 11월 하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를 처음으로 정직하게 WHO에 보고해서 한동안 각국으로부터 여행 규제를 당한 것과 관련, "처벌이 아닌 칭찬을 받았어야 마땅했다"면서 남아공은 귀감이 되는 나라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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