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보복소비 증가에…지난해 백화점 빅3 실적 '방긋'
신세계, 영업익 코로나19 이전 넘어서…현대, 20·30 매출 최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보복소비' 현상으로 지난해 백화점 '빅3'가 모두 좋은 실적을 거뒀다.
특히 해외명품 소비가 크게 늘면서 백화점 실적을 견인했다. 2020년에 코로나19 사태로 실적이 부진했던 기저 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069960] 등 백화점 빅3는 지난해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별도 법인인 동대구와 대전신세계[004170], 광주신세계[037710]를 포함한 백화점 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이 2조1천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천622억원으로 무려 101.6%나 늘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3천9억)과 2019년(2천906억)보다도 영업이익이 좋았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에 지속해서 투자하며 명품과 해외패션 브랜드를 강화해온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44.9% 증가했고 해외패션(37%)과 여성패션 (22.2%), 남성패션 (20.8%)도 고르게 성장하며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더현대서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판교점 리뉴얼로 20·30세대를 끌어모은 현대백화점도 기대한 만큼의 실적을 냈다.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부문 연간 매출은 2조1천32억원으로 20.2%, 영업이익은 3천48억원으로 53.5% 각각 증가했다.
해외명품(38%)과 시계·주얼리(54.2%)의 매출 성장세가 도드라졌고, 2030 세대 '큰손' 고객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20대 고객 수는 86.7%, 매출은 95.8% 증가했다. 30대 고객 수는 54.2%, 매출은 40.3% 늘었다. 20·30 세대 매출과 고객 수 모두 사상 최대치다.
롯데는 백화점 3사 가운데 외형은 가장 컸지만,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롯데의 백화점 부문 지난해 매출은 2조8천880억원으로 8.8%, 영업이익은 3천490억원으로 6.4% 증가했다.
매출 규모로 보면 3사 가운데 가장 컸지만, 영업이익은 신세계에 못 미쳤고 성장률 측면에서도 뒤졌다.
해외명품·패션(32.8%), 골프 상품(37%) 등이 좋은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대규모 희망퇴직 비용(600억원)이 반영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백화점 점포만 32개로 좋은 실적을 내는 '알짜점'도 있지만, 신세계(13개)와 현대(16개)보다 지역에 위치한 중소점이 많은 점도 이유로 꼽힌다.
명품 보복 소비에 따른 호황으로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이 넘은 백화점도 11개에 달해 전년(5개)보다 크게 늘었다.
연 매출 1조원 이상 백화점은 신세계 강남점, 롯데 잠실점, 롯데 본점, 신세계 센텀시티점, 현대 판교점, 신세계 대구점, 현대 무역점, 현대 압구정 본점, 롯데 부산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신세계 본점 등이다. 이 가운데 신세계 강남점은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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