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주변서 전폭기·상륙함 동원 무력 시위
벨라루스 상공서 전폭기 2차례 순찰 비행…상륙함 6척 흑해 출항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와 상륙함 등을 동원해 무력 시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해군은 지중해 훈련을 이유로 대형 상륙함 6척을 흑해로 보냈다.
러시아 상륙함은 보통 부대 병력이나 차량, 자재 등을 육지에 내리는 데 사용된다. 상륙함은 2008년 러시아가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를 침공할 때 동원되기도 했다.
러시아 해군은 성명에서 "상륙함은 훈련에 사용될 것이지만 흑해에 진입하면 우크라이나의 남쪽 해안선 권역까지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Tu-22M3 2대가 벨라루스 상공에서 4시간 동안 순찰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도 러시아군은 Tu-22M3 2대를 동원해 벨라루스 상공에서 초계비행을 실시한 바 있다.
이날 임무 수행 중 러시아 공군 최첨단 전투기 SU-35S와 벨라루스 공군의 Su-30SM 전투기가 폭격기를 호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Tu-22M3 등은 임무를 완수한 뒤 각각 공군기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오는 10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마주한 벨라루스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기간 벨라루스에는 대규모 병력과 무기가 배치된다.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벨라루스 파견 부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북쪽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날 연합훈련이 끝나면 병력을 철수할 예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병력 10만여 명 등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북쪽과 남쪽, 동쪽 지역을 포위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지난 1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곳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12만5천 명가량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1만2천 명에 이르는 지상군을 비롯해 해군, 공군 병력을 포함할 때 배치 인원이 13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촬영된 위성 사진 등에서는 기존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더 가까이 전진 배치되는 모습도 포착돼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이 제기하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연합훈련,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12일 동안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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