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백신 반대 시위 트럭들 견인도 못해 골치…업체서 거부

입력 2022-02-09 11:18
수정 2022-02-09 11:20
캐나다, 백신 반대 시위 트럭들 견인도 못해 골치…업체서 거부

오타와시와 계약한 10개 업체 "트럭들도 우리 고객…후과 우려"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수도 오타와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며 가두시위를 벌이는 트럭들을 해산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강제 견인을 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현지시간) 캐나다 통신에 따르면 오타와 시와 업무 계약을 맺고 있는 견인 업체들이 백신 반대 시위에 참여 중인 트럭들을 견인해 달라는 시의 요구를 전면 거부했다.

시위가 2주일째로 접어들어 장기화하자 당국이 도심을 점거 중인 트럭들을 강제 견인해 시위를 진압하려고 나섰으나 속수무책인 상황에 처한 것이다.

시는 평소 주차 단속 등 각종 견인 업무를 위해 10개 업체와 계약 관계가 있으나 이들은 트럭 업계가 중요한 고객이라는 이유를 들어 강제 견인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모든 계약 업체들과 일일이 접촉했다"며 "오늘 현재 이들 모두가 시위 트럭에 대한 견인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견인 업체로서는 대형 트럭 업계가 오타와시에 못지않은 큰 고객인 만큼 향후 이해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대형 트레일러 트럭들을 앞세워 의사당 앞 도로를 비롯해 주요 도심을 점거한 상태다. 이들은 주로 경적을 울리고 플래카드를 흔들며 백신 의무화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철폐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시 당국은 견인 업체와의 업무 계약 내용을 토대로 가능한 후속 대안을 검토했으나 사태가 오타와시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트럭은 타이어를 제거하거나 브레이크를 분리해 이동을 불가능하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창의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견인 업체의 작업 거부는 오타와 시뿐 아니라 앨버타주의 같은 시위 현장 등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통신은 전했다.

앨버타주 남부 접경 도시에서는 미국으로 통하는 도로를 점거 중인 트럭들이 물자를 운송하는 일반 트럭의 통행을 차단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견인 업체들은 당국의 견인 요청에 응해 협조할 경우 또다른 고객인 트럭 회사들로부터 후일 장기적으로 입게 될 손해를 우려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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