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접경 주둔 병력 속속 전진 배치

입력 2022-02-08 10:25
수정 2022-02-08 13:31
러시아, 우크라이나 접경 주둔 병력 속속 전진 배치

위성사진 등 분석…옐냐기지 군장비 브랸스크 등 이동

미 국방부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 따라 병력 추가"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배치한 막대한 병력을 국경에 더 가까이 전진 배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7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이 자체 입수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60마일 떨어져 있는 스몰렌스크주 남동쪽 옐냐 지역에 배치됐던 러시아군 탱크와 포병대 등이 국경에 더 가까운 브랸스크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2021년 말 탱크 700여 대와 보병 전투 차량, 탄도미사일 발사대 등 대규모 군사 장비를 옐냐 지역에 있는 기지로 옮겼다.

그러나 지난 6일 촬영한 레이더 위성 사진에는 이곳에 있던 군사 장비들이 옮겨져 기지 대부분이 비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의 수석 이사 스티븐 우드는 "탱크 등 상당한 양의 군 장비가 북동부 차량기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에 말했다.

또 다른 군사 전문가도 옐냐 지역에서 목격된 이러한 모습은 러시아군 구성과 위치에 관한 여러 중요한 변화들 가운데 하나이며, 러시아가 새로운 병력 증강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전에 배치된 러시아군 부대에 추가 병력이 배치되고, 장비들은 중간 대기 구역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며칠 동안 촬영된 소셜미디어 비디오에서도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브랸스크 지역 남쪽에 있는 기차와 도로에서 옐냐 기지에 배치됐던 기갑부대와 군 차량 등이 목격됐다.

이를 두고 러시아 언론인 러스랜드 레비에프는 "군사 장비들이 이전에는 국경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지만, 지금은 수십 킬로미터 밖에 정차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국경과 70마일가량 떨어져 있는 쿠르스크주에서도 대규모의 러시아군 병력과 장비가 들어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군 동향을 연구하는 미국 포토맥연구소 필립 커버는 "러시아의 가장 강력한 공격 대형이 400km 남쪽으로 이동했다"며 "쿠르스크-우크라이나 침공 경로에서 신속한 기갑 공격을 위해 최적의 지역에 집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말 미국 한 당국자는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필요한 전투력의 약 70%를 벨라루스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배치했다고 CNN에 밝혔다.

미 국방부도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주말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국경을 따라 병력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도착하는 미군 병력이 자리를 잡는 대로 필요한 훈련을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접경에 10만여 명의 병력을 집결시킨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미국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병력 3천 명을 보내 유사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신속대응군을 지원토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방에서 제기하는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