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국대사 "북방영토는 일본땅"…친일행보 연일 부각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람 이매뉴얼 신임 주일 미국대사의 친일 행보가 연일 부각되고 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일본 '북방영토의 날'인 7일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이 일본 영토라는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린 1분 38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일본이 2월 7일을 북방영토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방영토 문제에서 일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방 4개 섬에 대한 일본 주권은 (양국이 공동선언을 내놓은) 1950년대부터 인정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우크라이나 사태를 예로 들면서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주권을 경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방영토는 러시아 사할린주(州)에 편입된 하보마이(齒舞), 시코탄(色丹),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國後), 이투루프(일본명 에토로후·擇捉) 등 남쿠릴 4개 섬을 일본이 지칭하는 말이다.
옛 소련은 일본과 독일을 상대로 한 2차 세계대전(태평양전쟁)에 전격 참전한 뒤 1945년 8월 15일 일본 항복 선언 직전에 이들 섬을 점령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인 1956년 일본과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에서 평화조약 체결 후에 4개 섬 가운데 하보마이와 시코탄을 넘겨주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미해결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이 동영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2014년부터 불법 점령하고 있다"면서 "침략자가 누구인지 명백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이매뉴얼 대사가 러시아와 연관된 일본 영토 문제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함께 거론해 러시아를 견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23일 부임한 이매뉴얼 대사는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재국인 일본 정부의 정책 방향에 힘을 실어주는 친일 성향의 메시지를 연발하고 있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상징하는 '블루리본' 배지를 착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 4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예방했을 때는 물론이고 일본 각료들과 회동하는 자리에서 어김없이 '블루리본'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다는 것으로 기시다 내각이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의 하나로 여기는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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