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측근 물갈이 후 "나는 살아남을 거야" 노래 불렀다
총리실 신임 커뮤니케이션 국장, 중국 화웨이 관련 지적 나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나는 살아남을 거야"라는 노래를 부르며 '파티 게이트' 위기 극복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 총리는 구토 하리 총리실 커뮤니케이션 국장을 새로 임명하면서 1970년대 인기를 끈 글로리아 게이너의 노래 "나는 살아남을 거야"(I will survive)를 불렀다고 BBC와 더 타임스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 기자 출신인 하리 국장은 웨일스 언어 잡지 인터뷰에서 4일 오후 총리실을 방문해 존슨 총리를 만났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총리에게 '살아남을 건가요'라고 묻자 총리는 게이너의 노래를 조금 부른 뒤에 "살아남겠어"라는 구절로 문장을 끝냈고, 이어 우리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존슨 총리는 광대가 아니다. 아주 호감 가는 인물이다"라며 "잘못 묘사된 것처럼 악마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를 어떻게 제자리로 돌려놓고 앞으로 나갈지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며 "우리 대화의 90%는 매우 진지했다"고 주장했다.
봉쇄 중 파티 의혹을 둘러싼 '파티 게이트'로 위기에 몰린 존슨 총리는 최근 총리실 측근들을 대거 교체했다.
이 중 잭 도일 커뮤니케이션 국장, 댄 로젠필드 비서실장, 마틴 레이놀즈 수석 비서관은 봉쇄 중 파티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꼽히지만 무니라 미르자 정책 실장은 존스 총리에게 직언을 던지며 사표를 냈다.
하리 국장은 "존슨 총리가 예전 총리실 측근들보다 실용적이고, 더 경험이 많고, 덜 이상주의적인 전문가들을 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당과 존슨 총리의 정적인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수석보좌관은 하리 국장이 중국 IT장비업체 화웨이의 로비스트로 활동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영국 등 서구 국가들은 보안 문제를 우려해서 이동통신망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고 있다.
하리 국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존슨 총리를 거칠게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2018년 9월 BBC 인터뷰에서는 존슨 총리가 "자살폭탄 조끼에 관해 농담해도 되고 성적 욕구를 자제하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끌고 간다"고 말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리 국장과 노래를 불렀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답변을 거부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보도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