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에도 996근무'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 직원 과로사 논란

입력 2022-02-07 18:03
수정 2022-02-07 19:12
'춘제에도 996근무'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 직원 과로사 논란

연휴에도 매일 12시간씩 근무…뇌출혈로 사망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 직원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에도 하루 12시간씩 격무를 하다가 과로사해 중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의 고질적인 과로사 원인이 '996 근무제'(오전 9시∼오후 9시 주6일 근무)라며 비리비리를 강력히 비판했다.

7일 기술 전문 매체 IT즈자(之家) 등에 따르면 비리비리 우한지사 AI 심사팀 A 팀장이 지난 4일 춘제 연휴 하루 12시간에 달하는 강도 높은 특별 근무에 시달리디가 뇌출혈로 과로사했다.

A 팀장은 2020년 5월 비리비리에 입사했으며, 춘제 연휴 소속팀의 사업계획을 세우기 위해 특별근무를 헸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비리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사내 메일을 통해 "A 팀장의 근무 기록을 확인한 결과 춘제 기간 근무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6시30분으로 확인됐다"며 "그는 주 5일 근무를 했고, 사망하기 전 일주일간 초과 근무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비리비리 측은 이미 유가족과 공안과 보상 등 사후 처리를 협의하고 있다고 IT즈자는 전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비리비리 등 중국 IT 기업의 고질적인 과잉 근로 행태를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춘제에도 야근을 해야 한다니 너무 가혹하다", "비리비리의 입장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 "회사를 위해 일했는데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중국 IT업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996 근무제가 만연해있다.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핀둬둬 등 중국 IT 기업에서 과로사가 잇따라 발생하자 중국 IT업계 근로자들이 미국 코드 공유 웹사이트 깃허브에서 996.ICU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996.ICU는 중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쓰이는 자조적 표현으로, '996에 맞춰 일하면(工作 996) 중환자실(ICU)에서 앓는다(生病 ICU)'에서 따온 것이다.

중국 정부가 2020년 하반기부터 대형 IT 기업 규제를 강화하면서 과도한 초과 근무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바이트댄스, 콰이서우(快手),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 등 많은 기업이 격주 토요 근무제를 잇달아 폐지하고 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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