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AANG' 주식 '균열'…메타·넷플 급락 vs 애플·아마존 선방
FANG+ 지수 올해 10% 급락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미국 증시에서 수년간 주목받던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FAANG' 주식이 빛을 잃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AANG은 페이스북(메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5개 빅테크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말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FANG+' 지수는 올해 10% 떨어져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6.2% 내린 것보다 낙폭이 컸다. 이 지수는 FAANG 5개 기업을 포함한 10개 기술주로 구성됐다.
FAANG 주식은 지난 3년간 일제히 치솟았으나 올해에는 모두 하락했다. 특히 넷플릿스와 메타는 고점 대비 38% 이상 떨어졌다. 반면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은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에이미 콩 배럿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0여 년간 FAANG 주식이 전체로서 매우 강했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일부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메타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로 지난 3일 이 회사 시가총액이 300조원 가까이 날아간 것은 가장 큰 파열이었다.
반면 아마존은 분기 순이익이 거의 2배로 늘었다는 실적 발표 이후 지난 4일 주가가 13.5% 급등하고 시총이 1천910억달러(약 229조원) 증가해 메타와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배럿자산운용의 콩은 자신이 메타와 다른 거대 기술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메타 지분을 처분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지난 몇 년간 폭발적으로 몸집을 불려왔던 기업 가운데 일부는 성장세 둔화를 경고하고 있다.
메타의 주력인 페이스북은 지난해 4분기 이용자가 회사 18년 역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분기 이용자 증가가 1년 전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외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으로 미 국채 금리가 2019년 이후 최고치로 오른 것도 연초부터 기술주를 강타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다른 주식도 부상했다. 이들 두 종목은 지난해 아마존·넷플릭스보다 29%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일부 투자자는 FAANG에 넷플릭스가 들어가는 것이 합당한지 의문을 표한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를 넣은 'FAAMG'라고 부르기도 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다른 기술주 저가 매수에 나서는 조짐도 보인다.
최근 테슬라, AMD, 엔비디아 등 3곳에 대한 개인 투자자 자금 순 유입은 2020년 9월 이후 가장 많았다.
반다리서치는 투자자들이 이들 세 주식을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보다 더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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