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m 우물에 빠진 5살 모로코 소년의 죽음에 애도 물결(종합)
페이스북·트위터에 애도 영면 기원 메시지 이어져
프랑스 대통령·유명 축구선수 등도 애도…교황 "구조 노력 아름다워"
(카이로·제네바=연합뉴스) 김상훈 임은진 특파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32m 깊이의 우물에 빠졌던 5세 아동이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되자, 모로코 안팎에서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로코 왕실은 전날 성명을 통해 모함메드 6세 국왕이 우물에 빠진 지 나흘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라얀 오람(5세)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표하고 위로했다고 밝혔다.
구조대는 라얀이 우물에 빠진 다음 날인 지난 2일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우물 주변을 수직으로 파 내려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물 벽 방향으로 수평 방향의 통로를 뚫어 5일 밤 아이를 꺼내는 데 성공했지만 라얀은 안타깝게도 이미 숨진 상태였다.
라얀이 숨진 채 발견된 직후 그의 부모는 구조 현장에서 고개를 떨군 채 말없이 걸어 나와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라얀의 생환을 기원했던 사람들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는 라얀의 초상화와 함께 명복을 비는 메시지들이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라얀의 가족과 모로코 국민에게 우리가 고통을 나누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썼다.
이웃 국가 알제리 출신으로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AC 밀란에서 뛰고 있는 이스마엘 베나세르는 트위터에 "라얀의 용기는 기억 속에 남아 우리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아이가 모로코 국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 심장 모양의 풍선에 매달려 승천하는 모습의 그림을 게시했다.
모로코계 미국 소설가 라일라 라라미도 트위터에 "우리는 모두 라얀이 생존할 것이라는 희망을 기대를 버리지 않았었는데 너무 슬프다"고 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비록 라얀을 살리지는 못했지만, 이 아이를 구하려고 모코로 사람들이 펼친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추악한 것들, 사고, 살인 사건들을 읽고 보는 것에 익숙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 많은 사람이 라얀을 구조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면서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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