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스포츠로 평화' 4년전 평창과 비교당한 베이징
일본 언론 "평화 무대 분단의 개막…시진핑 장기집권에 이용"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인권 문제와 미중 대립 속에 시작된 베이징(北京) 올림픽은 4년 전 평창 올림픽과 대비된다는 평가를 일본 언론이 내놓았다.
진보 성향의 일본 유력지인 아사히(朝日)신문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신강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대회가 개막했다면서 5일 이렇게 진단했다.
이 신문은 평창 올림픽 때는 남북한 개막식 공동 입장 및 일부 경기 단일팀 구성이 실현됐고, 한반도 정세가 긴박한 상황에서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이른바 '올림피즘'(Olympism)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서 "하지만 지금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는 당시의 고양감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IOC가 중국 공산당 전직 고위 간부와 성적 관계를 강요받았다고 소셜미디어(SNS)로 고발한 여자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師)와 관련한 대응에서 비판을 받았으며, 우크라이나 정세가 긴박하지만 중국·러시아와 미국·유럽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할 방법도 없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바흐 위원장이 3일 열린 IOC 총회에서 "스포츠만으로 평화를 낳을 수 없다. 우리들은 전쟁이나 평화를 고르는 판단은 할 수 없다. 그것은 정치만이 가질 수 있는 권한"이라고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미국·영국 등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외교 보이콧'을 단행하는 한편 우호국을 초대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한다"며 '평화의 무대 분단의 개막'이라는 제목으로 베이징 올림픽을 분석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중국 국내에서는 사상 최초로 하계·동계 양 올림픽을 같은 도시에서 개최한 중심인물이 된 시진핑 국가 주석의 공적으로 강조하는 내부용 구색 갖추기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가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이용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평소 중국에 대한 반감을 특히 강하게 드러내 온 산케이(産經)신문은 "심각한 인권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 수도가 '평화의 제전' 개최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이번 대회는 환영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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