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다음주 러시아·우크라 연쇄 방문…중재 역할 주목
미국·유럽·러시아·우크라 정상들과 잇달아 전화 통화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 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연달아 방문하며 우크라이나 사태 중재자로 나선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4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이달 7일 러시아를 방문하고 8일 우크라이나를 찾는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먼저 만나 협의한 내용을 키예프로 가져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모양새다.
회담을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오기 전에는 베를린에 들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머리를 맞댈 수도 있다고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다.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회동할 예정이지만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엘리제궁은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연합(EU) 의장국 수장인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분쟁 해결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유럽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미국은 루마니아와 폴란드 등 동유럽에 병력을 보내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와중에 외교적으로 갈등의 매듭을 풀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포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일주일 사이 3차례 통화를 했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빈번하게 연락해왔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푸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에서 양국 사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요소들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분쟁 당사국뿐만 아니라 숄츠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유럽 지도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통화를 하고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고, 우크라이나 침공 시 즉각 제재를 내리는 방안 등을 논의하며 미국과 발걸음을 맞췄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가 여러 차례 접촉했음에도 분쟁 해소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프랑스와 함께 EU를 이끄는 쌍두마차인 독일의 숄츠 총리도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 다시 빛을 발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에서의 분쟁 해소 방안을 다룬 4개국의 만남을 일컫는다.
분쟁 당사자인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프랑스, 독일 등 4개국 정상이 2014년 6월 6일 프랑스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회동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것을 계기로 붙여진 명칭이다.
이들 정상은 2015년 돈바스 지역의 평화 정착 방안을 담은 '민스크 협정'을 체결했지만, 이곳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에서 외교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달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데 이어 이달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다시 한번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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