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쇼크'에 주저앉은 뉴욕증시…나스닥 3.7% 급락(종합)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고 1년여 만에 최대폭 하락
英 금리인상 등 글로벌 긴축우려까지 더해져 낙폭 커져
우크라사태 여파로 유가상승…WTI, 7년여만에 90달러선 돌파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어닝 쇼크'에 글로벌 통화긴축 우려가 더해지면서 미국 뉴욕증시가 주저앉았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8.17포인트(1.45%) 내린 35,111.1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94포인트(2.44%) 떨어진 4,477.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38.73포인트(3.74%) 급락한 13,878.82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지난 2020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S&P 500 지수는 작년 2월 이후 1년 만에 각각 최대폭 하락이다.
이로써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새해 들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예고 속에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던 뉴욕증시는 최근 애플,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호실적에 힘입어 전날까지 반등세를 보였다.
모처럼 살아나던 투자 심리는 전날 장 마감 후 발표된 메타의 작년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를 밑돈 것을 계기로 차갑게 식었다.
특히 애플이 도입한 새 사생활 보호 기능으로 올해 100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언급에 메타 주가는 사상 최대폭인 26.4% 폭락했다.
메타뿐 아니라 스냅(-23.6%), 트위터(-5.6%) 등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스냅은 이날 장 마감 후 사상 첫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발표에 힘입어 시간외 거래에서 50% 이상 급반등 중이다.
역시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는 하루에만 16.8% 급락해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메타발(發) 공포가 시장 전반으로 번지면서 아마존(-7.8%), 마이크로소프트(-3.9%), 알파벳(-3.3%) 등 다른 빅테크주와 엔비디아(-5.1%), 퀄컴(-4.8%) 등 반도체주도 맥을 못 췄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수석시장전략가 J.J. 킨나한은 CNBC방송에 "수많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인 페이스북이 이처럼 어려운 시간을 보낸다면 전반적인 시장의 자신감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이것이 메타에 한정된 이슈냐, 아니면 시장 전반에 걸친 이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공포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 등 긴축의 고삐를 죄고 있다는 사실도 증시를 내리눌렀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추는 등 인플레이션 억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이로 인해 유로화와 유럽의 채권 가격이 치솟은 것이 미국의 기술주에도 부담을 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 역시 1.83%대로 상승해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의 하락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날 뉴욕증시뿐 아니라 유럽증시도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가 전장보다 0.71% 하락한 7,528.8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가 1.54% 내린 7,005.63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1.57% 내린 15,368.47에,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1.92% 하락한 4,141.02에 각각 마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2.01달러) 오른 90.27달러에 거래를 마쳐 2014년 10월 6일 이후 7년여 만에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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