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시가총액 300조원 증발…증시 사상 최대 감소(종합)
실적 부진으로 26% 하락…저커버그 재산 36조원↓
낮은 이용자 증가율 예상한 스포티파이도 16.8% 떨어져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주가가 3일(현지시간) 사상 최대 폭인 26%나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300조원 사라졌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의 주가가 이날 26.39%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전날 323.00달러로 마감한 이 회사 주가는 이날 85.24달러나 빠지면서 237.76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날 폭락으로 메타의 시가총액은 당초 액수에서 2천500억달러(약 300조2천억원)가 증발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하루 시총 손실액으로는 최대라고 WSJ이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
앞서 2020년 9월 3일에는 애플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시총이 1천820억달러(약 218조5천억원) 날아가 하루 시총 하락분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이날 시총 상실분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32번째로 규모가 큰 오라클의 시총에 맞먹는 것이다.
CNN은 "이날 장 시작 뒤 날아간 메타의 시총 액수보다 더 기업가치가 큰 회사는 31개에 불과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가 하락 폭은 또 메타로서는 2012년 상장 이래 가장 큰 것이다. 종전의 하루 최대 하락 폭은 2018년 7월의 19%였다.
또 시장에서 거래되는 메타 주식의 14.2%인 3억9천800만여주를 보유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재산도 약 300억달러(약 36조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메타의 시총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메타는 2016년 처음으로 버크셔해서웨이를 시총에서 앞지른 바 있다.
이날 주가 하락은 메타가 전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둔 데다 앞으로도 매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여파다.
메타는 인플레이션이 광고주의 광고비 지출에 부담을 안기고 있으며 애플이 도입한 새 사생활 보호 기능으로 올해에도 약 100억달러(약 12조원)의 매출 손실이 빚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주가도 이날 16.79%나 빠지며 하루 낙폭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날 시장 기대치를 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올해 1분기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겨우 따라가는 수준의 이용자 증가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7.81%,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5.59%, 스냅은 23.53%, 핀터레스트는 10.15% 각각 하락했다.
메타와 스포티파이 등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주식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7%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 하락했다.
영국 자산관리업체 하그리브즈 랜즈다운의 수석 애널리스트 수재나 스티리터는 "결국 메타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이를 준비해야만 한다"며 "그게 투자자들이 메타에 '싫어요'를 주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0월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1년간 메타버스 관련 기술 개발과 인력 채용에 100억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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