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이번 주말로 즉위 70주년…"英왕실 최초"
사회·정치적 변화에도 지위 유지하며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
작년 4월 남편과 사별…영국 정부 오는 6월 대규모 기념행사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95)이 오는 6일 영국 왕실 사상 처음으로 즉위 70주년을 맞는다고 2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버지 조지 6세가 서거하면서 1952년 2월 6일 25세 나이로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 여왕은 급속한 사회·정치적 변화 속에도 지위를 유지하며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까닭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가장 인기 있는 영국 왕족을 뽑는 설문조사에서 매번 1위를 차지한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역사상 재위기간이 70년 이상이었던 군주는 루이 14세 프랑스 국왕(재위 1643∼1715년),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재위 1946∼2016년), 요한 2세 리히텐슈타인 대공(재위 1858∼1929년) 등 3명뿐이다.
나흘 뒤면 엘리자베스 여왕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여왕 즉위 70주년을 맞는 오는 6일 대중이 참여하는 별도 행사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영국 정부는 오는 6월 초에 나흘 동안 열병식, 음악회 등 대규모 기념행사를 열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여왕의 전례 없는 여정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주화도 발행했다.
작년 4월 여왕은 70여 년간 자신의 곁을 지키며 외조를 해왔던 남편 필립공(에딘버러 공작·99세)과 사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같은해 10월에는 건강상 문제로 하루 동안 병원에 입원해 대중들의 걱정을 샀고, 이후로는 대부분의 시간 윈저성에 머물며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대중 앞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작년 크리스마스 영상 메시지였다.
당시 그는 영상 메시지에서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의 빈자리에서 느껴지는 허전함과 그리움을 털어놓았다.
현재 엘리자베스 여왕은 남편이 생전 애용했던 샌드링엄 별장에서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민사 소송을 앞둔 영국 앤드루 왕자(61) 사건은 여왕 즉위 70주년을 기념하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 앤드루 왕자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측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성폭행 의혹으로 재판을 받을 상황에 놓이자 최근 그의 군 직함 등을 박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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