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우승' 나달 후원한 기아…'21년 인연' 드디어 빛 봤다
나달, 수상소감서 "기아에 감사"…2004년 첫 후원 계약 후 18년간 동행
스팅어·스포티지 등 주력 차종 홍보 나서기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라파엘 나달(36·스페인)이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하면서 그의 잠재력을 일찍이 알아보고 18년간 아낌없이 후원해온 자동차 브랜드 기아에도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나달은 전날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결승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제가 테니스를 시작했을 때부터 후원해준 기아에 특히 정말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가 로저 페더러와 노바크 조코비치를 제치고 역대 최다 그랜드슬램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데에는 18년 전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고 있던 10대 선수 나달을 발굴한 기아[000270]의 선견지명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나달은 16세였던 2001년 프로로 데뷔해 10대에 10개 대회를 석권했고, 클레이코트 6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18세에 다치면서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나달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기아는 2004년 나달과 첫 후원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2025년까지 파트너십을 연장하며 21년 연속 나달과 변함없는 동행을 약속해 왔다.
이에 나달도 기아가 대표적인 신차 모델을 유럽 지역에 출시할 때마다 홍보 대사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
지난해 10월 기아는 첫 전용 전기차 EV6의 유럽 출시를 기념해 나달에게 EV6를 전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나달은 전달식에서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시연하고, 호주오픈 등 테니스 투어 대회에서 이동 수단으로 활용될 EV6 GT-line을 받기도 했다.
또 기아가 21년째 호주오픈의 공식 스폰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만큼 호주오픈 때마다 기아의 글로벌 마케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 왔다.
2019년에는 나달이 스팅어를 타고 대회 뒷이야기를 전하는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나달이 소유한 스포티지 차량에 영화 '엑스맨' 테마를 적용한 '기아 엑스카(Kia X-Car)'를 공개하기도 했다.
나달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도 기아와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꾸준히 올려 왔다. 2015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후원한 대회에서 우승 상품으로 벤츠 최고급 모델을 받고 난 뒤 "제 스폰서 회사 기아만큼 좋진 않네요"라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아는 이번 호주오픈에서 5천석 규모로 준공한 '기아 아레나'를 최초 공개하고 스포티지 70대, 카니발 50대, EV6 10대 등 총 130대를 행사 운영에 지원하는 등 앞으로도 호주오픈 후원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데미안 메레디스 기아 호주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호주오픈 결승 시상식에서 "이번 호주오픈은 기아가 공식 스폰서로 나선 21번째 해"라며 "나달이 달성한 그랜드 슬램도 21번째라는 점에서도 좋은 기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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