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기름 유출로 신음하는 남미 숲과 바다

입력 2022-01-31 08:00
수정 2022-01-31 09:42
[월드&포토] 기름 유출로 신음하는 남미 숲과 바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숲 사이로 한줄기 검은 강이 흐릅니다. 공중에서 본 나무의 윗모습도 거뭇거뭇합니다.

남미 에콰도르 아마존 지역인 피에드라피나의 숲에선 지난 28일(현지시간) 침식 작용으로 인해 송유관이 터지면서 검은 원유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송유관 운영업체는 유출이 통제됐고 인근 강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말했지만, 인근에 거주하는 원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이미 검게 변해버린 코카강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환경단체 아마존 프론트라인은 해당 업체가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웃 페루에선 보름 전 해안 기름 유출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남태평양 통가의 해저화산 폭발로 1만㎞ 밖 페루에도 높은 파도가 치면서 하역작업 중이던 유조선에서 기름이 흘러나왔습니다.



페루 당국은 유출된 기름 양이 사고 직후 추정치였던 6천 배럴의 2배인 1만1천900배럴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물고기와 바닷새가 죽어 나가고 인근 어민들도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에콰도르와 페루의 기름 유출 모두 자연현상이 촉발한 것이긴 하지만 이를 예측하고 막아내지 못한 것은 분명 인간의 책임입니다.

페루 당국은 기름 유출이 발생한 정유시설을 소유한 스페인 에너지기업을 수사 중이고, 에콰도르 원주민들도 송유관 업체에 대해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