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작년 탑승객 대한항공 넘었지만…실적은 여전히 '암울'

입력 2022-02-01 06:31
LCC, 작년 탑승객 대한항공 넘었지만…실적은 여전히 '암울'

제주항공 탑승객 수 국내 1위에도 3천억원대 적자 전망

아시아나, 화물사업으로 흑자 전환될듯…영업익 1천500억원 추정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003490]이 화물 사업으로 작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작년에도 최악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089590]과 진에어[272450]는 작년 탑승객 수에서 대한항공까지 제쳤지만, 실적 기준으로는 대한항공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작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5% 증가한 1조4천644억원, 매출은 18% 증가한 8조7천534억으로 잠정집계됐다.

국내 LCC는 아직 작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달 이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2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제주항공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3천169억원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2천647억원으로 전년(3천770억원)보다 29.8%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적자 폭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국제선 운항 감소 영향으로 3천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의 작년 별도 기준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천950억원으로 전년(1천847억원)보다 적자 폭이 증가했고, 매출은 2천310억원으로 전년(2천718억원) 대비 15.0% 감소했다.

티웨이항공[091810]도 작년 매출 컨센서스가 2천61억원으로 전년(2천692억원)보다 23.4% 감소했다.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1천567억원으로 전년(1천743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작년 유임승객 기준으로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탑승객 수에서 대한항공을 제치고 각각 1·2위를 차지했지만, 이러한 기록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첫 운항을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작년 탑승객 수 순위에서 국적항공사 1위를 차지했다.

제주항공의 작년 국내선·국제선 탑승객은 651만3천명이며, 이중 645만9천명이 국내선 탑승객이다. 국제선 탑승객은 5만4천명에 불과했다.

진에어도 작년 탑승객 수가 584만3천명으로 대한항공을 제쳤지만, 581만1천명이 국내선 탑승객이었다.

항공사의 주 수입원이 국제선 항공권 판매라서 LCC들이 국내선을 중심으로 총 탑승객 수가 늘었음에도 수익성은 개선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국제선 운항 중단 여파로 LCC들이 국내선 운항을 확대하고, 공급 좌석을 늘리면서 항공사 간 '출혈경쟁'이 심화한 점도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한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화물 사업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1천500억원으로, 2020년 영업손실 2천764억원에서 흑자 전환될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매출 전망치는 4조783억원으로 전년(3조8천953억원)보다 4.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대한항공이 항공 화물 운임 상승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기대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영업이익률은 15.3%지만, 아시아나항공은 3.6%로 전망된다"며 "대한항공은 화물기 공급을 늘렸지만,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 공급을 줄이면서 효율성을 중시했는데 운임상승이 장기화하면서 대한항공이 더 탄력적으로 수혜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2년 연속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LCC들은 올해도 외부 자본 확충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버텨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올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정부로부터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1천500억원을 지원받기로 했다.

기안기금 지원 대상이 아닌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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