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당국자 "북한 ICBM 발사로 이어질 가능성 있다"
관방장관 이례적 표현으로 위기감 강조…베이징 대사관 경로로 항의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한이 30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분석된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쏠 수 있다는 관측이 일본 측에서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사와 관련해 일본 외무성 간부는 "ICBM 발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북한이 2018년 4월 중단을 선언한 ICBM 발사를 재개할 수 있음을 최근에 시사한 것에 주목하고서 이같이 전했다.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북한이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 기간에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인식은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그는 오전에 열린 두 차례의 임시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열도(烈度)가 높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관련된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어에서 열도는 '사물의 강한 힘을 나타내는 정도' 혹은 '격렬함' 등의 뜻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교도통신은 '열도가 높다'는 표현이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지지(時事)통신은 일본 정부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해 이런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위협의 정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열도가 높다는 표현을 사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중국 베이징(北京)의 대사관 경로로 북한에 이번 발사에 관해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7시 52분경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쪽 동해상으로 고각(높은 각도)으로 발사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30일 발표했다.
한국 정부는 이 미사일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비행거리는 약 800km, 고도는 약 2천km인 것으로 탐지했다.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2017년 11월 ICBM급인 화성-15형을 시험 발사한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핵실험 및 ICBM 발사 유예 철회를 검토한다고 이달 20일 밝힌 바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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