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백신 맞은 30대 2명 염증성 질환 국내학계 보고
전남대의대·동국대일산병원 연구진, 학회지에 각각 증례 논문
"단기간에 치료 가능…백신 접종 주저하면 안 돼"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건강한 30대에서 모더나와 화이자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염증성 질환이 발생한 국내 사례가 '대한의학회지'(JKMS)에 잇달아 보고됐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남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34세 남성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아급성 갑상선염을 앓은 사례를 국내 최초로 학회지에 보고했다.
갑상선 통증이 특징적인 증상인 아급성 갑상선염은 바이러스 감염 또는 감염 후 염증으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계절독감 백신 등 감염병 백신의 접종 후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이 환자는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후 5일째부터 심한 피로감, 전심 위약감, 발열 등 증상을 느껴 대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이후 아급성 갑상선염으로 진단돼 스테로이드 투약 치료를 시작했다. 환자는 스테로이드 복용 중에 2차 접종을 받았고, 이후 스테로이드 투약을 중단했다.
연구 논문은 환자의 백신 1차 접종 후 4개월째에 작성됐으며, 당시 환자의 임상 경과는 긍정적이었다.
논문의 교신 저자인 강호철 전남대 의대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런 이상반응은 충분히 단기간에 치료할 수 있는 질환으로, 무서운 부작용이 아니다"라며 "이런 질환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동국대일산병원 내과 연구진은 건강한 36세 여성이 화이자 백신 1차 투여 후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고열과 인후통으로 병원을 찾아 성인형 스틸병으로 진단받은 사례를 보고했다.
성인형 스틸병은 고열, 피부발진, 관절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이다.
이 환자는 1차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경구용 항생제를 3∼4일 복용했으나 증상이 이어져 동국대일산병원에 입원했다. 체온은 38.9도로 고열이 지속했고 인후염과 손과 발목 등 관절에 통증을 느꼈으며 산소호흡기 보조를 요구하는 호흡곤란도 발생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는 비장 비대증과 가벼운 수준의 대동맥 림프샘 확대가 관찰됐고, 정밀 검사에서 백혈구 증가가 확인됐다. 코로나19 등 감염질환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환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모든 증상과 수치가 빠르게 개선됐고, 퇴원한 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두 연구진은 환자가 백신 접종 전에 건강했다는 사실과 백신 접종과 질환 발생 시점 간 시간적 근접성 등을 근거로 코로나19 백신이 염증성 질환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ke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