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교 지도자 故 틱낫한 스님 다비식…조문객 수천명 몰려
운구행렬 따르며 고인 애도…유해는 명상 사원에 나눠 안치
AFP통신 "시민 등 수만명 운집"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 운동가인 고(故)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 장례 절차가 진행된 29일 수천명이 몰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29일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날 중부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거행된 장례식에는 불교 신자와 시민 등 수천명이 참석했다.
고인의 마지막 장례 절차는 이날 오전 7시30분께 시작됐다.
틱낫한 스님이 생전에 세운 명상 공동체 사원인 플럼 빌리지와 뚜 히에우 사원 관계자들은 시신을 화장터로 옮기기에 앞서 고인의 업적을 기리면서 참석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다비식을 위해 사원에 안치됐던 스님의 시신이 관에 담긴채 인근 화장터로 옮겨지자 수많은 인파가 운구 행렬을 따라가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수백대의 승용차와 오토바이들은 조화를 매달고 운구 행렬을 안내했다.
이날 불교 신자들을 포함해 조문객 수만명이 운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민들은 운구 행렬이 지나갈 때 길가에 무릎을 꿇고서 염불을 외면서 고인을 애도했다.
시민 도 꽌은 "스님은 우리 가족이 어려운 순간을 극복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작별 인사를 드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다비식은 이틀간 진행되며 유해는 뚜 히에우 사원과 전세계의 플럼 빌리지에 안치된다.
틱낫한 스님은 지난 22일 뚜 히우에 사원에서 향년 95세를 일기로 열반했다.
고인은 1926년에 태어난 뒤 16세에 출가해 수행자의 길에 들어섰다.
틱낫한은 실천적인 사회운동을 벌이는 '참여불교'(Engaged Buddhism)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평생에 걸친 수행과 사회활동, 전 세계적인 영향력은 그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있는 부처인 '생불'(生佛)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지난 1963년에는 고국에 돌아온 뒤 반전 운동에 참여했다가 남베트남 정부에 의해 추방당했다.
이후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불교 원리를 정치·사회 개혁에 적용하는 참여불교 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1967년에는 인권 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에 의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다.
고인은 2014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언어 장애를 겪게 되자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기 위해 당국의 허가를 받아 2018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는 사후에 시신을 화장해서 전세계에 있는 플럼 빌리지 명상 산책로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생전에 한국을 방문했던 틱낫한 스님은 국내에도 '화', '틱낫한 명상',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등 다수의 책이 소개됐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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