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 최대' 매출 올린 기업들…올해는 수익성 확보가 관건
삼성전자, 무리한 판매 확대 자제…LG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응
현대차, 전기차·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김철선 기자 = 삼성전자[005930],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경기회복과 비대면 확산에 따른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기업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과 원자재 및 물류비용 상승, 미국 테이퍼링 (자산매입 축소) 가속화와 긴축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탓이다.
기업들은 이에 따라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강화, 수익성 위주의 전략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거시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매년 공개하던 연간 메모리 반도체 성장 전망치를 따로 밝히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279조6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시설 투자도 역대 최대인 약 48조2천억원을 집행했지만, 올해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부품 공급망 병목 현상 등으로 설비 반입 시점이 길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투자계획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무리한 외형 키우기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소폭 줄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황과 재고 수준을 고려해 무리한 판매 확대를 자제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003540] 이수빈 연구원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전략적 방향성 관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무리해서 판매량을 확대하기보다 제품 믹스와 수익성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판매했고, 그 덕분에 올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약 43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SK하이닉스[000660]도 올해 수익성 중심의 D램 사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시장의 수요가 10% 후반대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고, 시장 성장률 수준만큼 출하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다만 낸드 사업의 경우 미국의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로 세계 2위 업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통합 낸드 사업의 성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066570]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70조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실속있는 장사는 하지 못했다.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으로 실제 손에 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LG전자의 생활가전(H&A사업본부) 연간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월풀을 제치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섰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5년 만에 월풀에 밀렸다.
김이권 H&A 경영관리 담당 상무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및 1분기 전망에 대해 "글로벌 가전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원가 및 물류비가 증가하면서 사업 운영의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예상된다"면서 "프리미엄 전략과 철저한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가전의 경우 프리미엄 및 고용량, 고효율 제품의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수요 감소와 판매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TV 시장은 올레드 TV,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를 앞세워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을 뚫고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117조6천10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6조6천789억원)도 2014년 이후 최대치였다.
지난해 판매량(389만726대) 자체는 목표치 400만대를 밑돌았다.
그러나 제네시스와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비싼 차를 많이 판 덕분에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현대차는 올해도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부가 가치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를 강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 방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인 서강현 부사장은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지속적인 수익성 제고 활동을 통해 미래 성장성과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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