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자가검사키트 주문 늘며 일부 도매상 품절(종합)
선별진료소 방문 시 자가검사키트 무료로 받을 수 있어
방역당국 "재고량 300만개…수요보다 공급 더 많은 상태"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박규리 기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환자 급증에 대비해 정부가 방역 지침을 변경하면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설연휴를 앞둔 선주문까지 겹쳐 일부 도매상에서는 품절로 표시되기도 하지만, 의약품 유통업체와 약국 등 소매 현장에서는 연휴 후에는 유통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제약업계와 일선 약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역을 중심으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커지고 있다.
29일부터는 고위험군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자가검사키트를 미리 구비하려는 약국과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선별진료소 등에서는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약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 HMP몰 등에서는 28일 기준으로 자가검사키트 재고가 없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자가검사키트 재고를 확보해 놓으려는 약사들의 선주문이 많아지고, 자가검사키트 업체들이 선별진료소 등에 제품을 우선 공급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일선 소매 약국에서는 제품 재고가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 종로구 대로변 약국을 운영하는 최모 약사는 28일 오전 연합뉴스에 "정부가 PCR 검사 역량이 없다고 하더니 2∼3일 전부터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갑자기 늘었다"며 "한 번에 40∼50개도 사가는 경우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 약국은 래피젠,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재고는 200여개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최 약사는 이날 주변의 작은 약국들로부터 '남는 재고가 있냐'는 문의를 여럿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골목에 위치한 또 다른 약국 관계자는 "확실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기는 했다"면서도 "미리 넉넉히 구비해둬 재고가 들어올 때까지 부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약국에는 자가검사키트 20여개가 남아있었다.
의약품 유통업계와 현장에서는 약국별로 재고 차이가 크다며 일시적인 수급 부족 현상을 과대해석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상황이 장기화하거나 심화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의약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급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고 지역별, 약국별로도 재고 상황이 전부 다르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도매상에서 품절을 빚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부 사재기 움직임을 보이는 곳도 있으나 대란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설 연휴가 지난 후에는 수급이 더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HMP몰이나 도매상들도 설 연휴 이후에는 자가검사키트 물량이 별다른 문제 없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자가검사키트의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제조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래피젠, 휴마시스[205470],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자가검사키트 제조업체는 전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생산량을 지속해서 확대·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자가검사키트 제조업체의 하루 최대 생산 가능량이 약 750만개로, 수요보다는 공급이 더 많은 상태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의 자가검사키트 재고량은 300만개 정도다.
자가검사키트 외에 호흡기클리닉이나 병·의원에서 사용하는 전문가용 키트도 하루 약 850만개 생산 가능해, 국내에서 하루 평균 생산할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 키트는 약 1천600만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하루에 생산 가능한 자가검사키트는 750만개, 전문가용은 850만개로, 하루 PCR검사 최대치인 80만건의 20배 수준이라 검사 수요에 충분한 물량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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