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도 방역규제 완화…'위드코로나' 전환하는 유럽
유럽 각국서 잇따라 규제완화…덴마크는 중대질병서 코로나19 빼기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핀란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 완화 시점을 내달 중순에서 내달 1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핀란드 정부는 방역 규제를 2월 1일부터 점진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월 중순부터 방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환자 급증세가 한풀 꺾이면서 의료체계에 가해지던 부담이 줄어듦에 따라 방역 규제 완화 시점을 앞당기게 됐다는 것이 핀란드 정부의 설명이다.
한나 사르키넨 핀란드 보건사회부 장관은 "부담이 가해지던 집중치료 병동의 상황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핀란드 내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6시까지에서 오후 9시까지로 완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방역 규제를 조심스럽게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핀란드 정부는 이에 더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 헬스장과 수영장, 극장 등 문화체육 시설의 운영을 내달 1일부터 허용할 것을 권고했다.
핀란드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핀란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7만665명으로 전체 인구(약 555만명)의 8.5%에 해당한다. 핀란드의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는 1천919명이다.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도 코로나19 관련 규제가 속속 완화되고 있다.
덴마크는 아예 내달 1일부터 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를 사실상 철폐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 26일 기자들을 만나 "코로나19를 사회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질병 목록에서 빼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규제에 안녕을 고하고 코로나19 이전의 삶과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점과 카페, 박물관, 나이트클럽 영업시간 관련 규제가 해제되고, 대중교통과 상점, 식당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도 없어진다.
다만, 덴마크 정부는 병원과 보건시설, 양로원 방문자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로 했다.
덴마크 입국자 일부에 대한 의무적 코로나19 검사도 유지된다.
이러한 조처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에 중증으로 이행하는 비율이 낮아 의료체계의 부담이 우려한 만큼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덴마크의 하루 신규확진자 수는 26일 기준 4만6천747명으로 집계돼 사상 최다를 기록했지만 집중치료 병동에서 치료를 받는 중환자 수는 44명으로 2주 전(73명)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감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를 상대로 기존의 방역 규제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에선 지난 두 달 사이에만 100만명에 이르는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덴마크 인구가 약 580만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5∼6명 중 한 명꼴로 코로나19에 걸렸던 셈이다.
이밖에 네덜란드도 26일부터 식당과 술집, 박물관 등에 대한 제한 조치를 완화했고, 영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대형 행사장 백신 패스 사용 등 주요 방역 규제를 끝내기로 하는 등 유럽 국가들은 차례로 '코로나19와 공존'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코로나19에 취약한 기저질환자 등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신화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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