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반도체 부족에도 작년 4분기 사상 최대 매출…149조원(종합)
주당순이익도 역대 최대…아이패드 뺀 전 제품군서 월가 기대 넘어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작년 4분기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 속에서도 사상 최대인 1천239억달러(약 149조1천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애플은 27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애플 자체 기준으로는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1천239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발표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과 경제매체 CNBC가 보도했다.
이는 분기 매출액으로는 최대치다.
기록적인 매출에 힘입어 순이익도 전년 동기와 견줘 25% 상승한 346억달러(약 41조6천억원)로 집계됐다. 이를 주당 순이익으로 환산하면 2.10달러인데 이 역시 사상 최대였던 작년 4분기의 1.68달러를 경신한 것이다.
이런 성적은 또 월가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를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애플은 작년 3분기 공급망 문제로 매출액에서 60억달러 규모의 타격을 입었다면서 4분기에는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제 4분기에 더 피해가 컸다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기록적인 실적을 냈다.
제품별로 보면 태블릿 PC인 아이패드를 제외한 전 품목에서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상회하는 매출을 올렸다.
간판 제품인 아이폰 부문은 전년보다 9% 상승한 716억달러(약 86조2천억원)의 매출 실적을 냈다. 작년 가을 출시된 아이폰13은 기능면에서 전작과 두드러진 차별점이 없어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등으로 이런 성적을 냈다.
앱스토어와 애플 뮤직, 애플TV+(플러스), 애플뉴스 등의 구독 서비스를 합친 서비스 부문 매출은 24%나 증가한 195억달러(약 23조5천억원)로 집계됐다.
전력 효율과 성능을 크게 높인 독자 설계 칩 'M1'을 탑재한 PC·노트북을 내놓은 데 힘입어 맥 부문도 25% 늘어난 109억달러(약 13조1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아이패드 매출은 14% 줄어든 73억달러(약 8조8천억원)에 그쳤다.
쿡 CEO는 거의 전 제품군에서 공급망 이슈를 겪었다면서도 앞으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쿡 CEO는 "대부분의 우리 제품에 걸쳐서 공급 제약이 있었다"며 "3월(1분기)에는 12월 분기(4분기)보다 제약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대 문제는 칩 공급, 그중에서도 '레거시 노드' 칩 공급"이라며 "첨단 칩은 괜찮다"고 말했다.
CNBC는 첨단 칩은 아이폰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프로세서를 가리키며 '레거시 노드'는 디스플레이 구현이나 전력 관리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칩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
쿡 CEO는 "1분기에 우리가 예상하는 것은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이 탄탄하리라는 것"이라며 올해 1분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애플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3.4% 상승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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