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는 대만을 노리는 중국에 풍향계 역할"

입력 2022-01-28 01:52
수정 2022-01-28 21:19
"우크라 사태는 대만을 노리는 중국에 풍향계 역할"

美매체 "러 침공시 후과 크지 않다면 중국이 따를 모델될 수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낳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대응이 대만 통일을 노리는 중국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풍향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행보가 중국의 야심과 대만의 두려움을 부채질한다'는 기사에서 이런 관측을 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12만 명이 넘는 병력을 배치해 미국 등 서방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최근 들어 대만 위협 수위를 한층 높여 대만 문제가 미중 갈등의 큰 축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대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폴리티코에 러시아와 중국의 이해가 수렴하는 지점은 미국의 안전보장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중국이 다른 나라를 괴롭힐 능력은 미국이 구해줄 것인지에 관한 의구심에 비례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미국이 이를 제지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대만과 다른 나라를 향해 미국의 안보 약속이 더는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저항이 헛된 것이라는 식의 행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가 유럽에서, 중국이 인도태평양에서 각각 군사적 위기를 동시에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최근 이런 관측을 제기하며 "러시아는 어느 때보다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기 때문에 이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1969년 구소련과 국경분쟁까지 겪은 터라 러시아의 군사적 침략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중국대사를 지낸 윈스턴 로드 전 국무부 차관보는 러시아와의 역사, 주권에 관한 중국의 광적인 주장을 감안할 때 중국은 러시아가 이웃 나라를 침공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찌 됐든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대 강도와 효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이는 대만에 군사적 행동을 할 경우 결과에 대한 바로미터를 중국 정부에 제공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봤다.

크리스 머피 미 민주당 상원 의원은 최근 "중국이 대만을 되찾으려는 계획이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앞으로 몇 달간 세계가 지켜볼 상황은 중국에도 매우 유익한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 의원은 러시아 침공 시 서방이 잘못 대응할 경우 전 세계 권위주의 국가의 호전성이라는 새로운 암흑시대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도 끔찍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이는 우크라이나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며 "중국, 이란, 북한과 다른 불량정부가 따를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군사력 외에도 경제적 강압, 심리전 전술 등 대만을 향해 다양한 전술을 펼칠 수 있다는 예상이 있다.

러셀 전 차관보는 중국이 푸틴의 조폭 같은 전술을 본보기로 삼진 않을 것이라며 "대신 중국의 특징을 살린 위기 전략,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영토를 조금씩 잘라먹는 러시아의 살라미 전술이 효과가 있음을 알아챌 경우 중국은 대만 연안의 섬 중 하나를 차지하려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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