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대 "중앙아 5개국, 미국의 모략에 더 귀기울일 것" 경고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은 미국과의 긴장 속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현지의 상황을 조심해야 한다고 중국 인민대 유라시안연구소가 지적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 인구의 대다수가 이슬람교도"라며 "이들 국가는 중국에 대한 집단적 증오를 촉발하는, 신장(新疆) 지역과 관련한 미국의 중상모략에 더 귀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그 결과 이들 국가와 중국의 경제·무역 협력은 대단히 저해되고 현지인들의 반대로 인해 투자는 중단될 것"이라며 "마약거래, 조직범죄, 테러리즘이 중앙아시아에서 안보 위협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요소들은 신장 지역의 안정과 안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며 신장의 대테러 노력에 굉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 서방에서 중국이 신장 위구르족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고 의심하지만,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 보고서가 나온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화상으로 정상회의를 진행했다.
시 주석은 "올해 중앙아시아 5개국에 코로나19 백신 5천만 도스를 추가로 지원하고 필요한 국가에 전통의학센터를 설립하겠다"며 "각국의 민생 프로젝트 건설을 위해 향후 3년 안에 중앙아시아에 5억 달러의 무상 원조를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단적 종교집단 세력, 민족분열 세력, 국제테러 세력 등 이른바 '3고세력'(三股勢力)을 타격해 국경통제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의 안전망을 튼튼히 하자고 말했다.
이들 5개국 정상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중국 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의 교역량은 전년보다 29.9% 증가한 500억달러(약 60조원)를 기록했다.
중국은 2013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시작한 이래 러시아를 제치고 중앙아시아 최대 투자자가 됐다. 현지의 광물 자원과 수출 시장을 겨냥하고, 신장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25일 인민대가 주최한 포럼에서 다웨이(達巍)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장은 "중미 관계가 화해의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중국은 서부 이웃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며 "유라시아는 중국의 외교가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주요 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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