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국부' 96세 마하티르 전 총리 건강 회복…일반 병실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의 '국부'(國父)로 세계 최고령 정상 기록을 세운 마하티르 모하맛(96) 전 총리가 한 달 새 세차례나 입원했다가 회복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말레이메일 등에 따르면 마하티르 전 총리의 딸 마리나는 전날 성명에서 "아버지가 국립심장병원 관상동맥 집중치료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며 "현재 기력을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1925년 7월 태어난 마하티르 전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관상동맥 우회 수술을 받았다.
'장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최근까지 활발하게 정치 활동을 벌여온 그는 지난달 중순 검진을 위해 한 차례 입원했고, 이달 7일부터 엿새간 입원했다 퇴원한 뒤 20일 또 입원했다.
마하티르의 가족은 입원 이유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함구해 궁금증을 키웠다.
다만, 마하티르의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입맛을 되찾고 가족들에게 농담도 한다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작년 12월 12일 자신의 신간 출판 기념회 이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영국 식민 치하의 말레이반도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의대를 졸업한 마하티르는 1957년 말레이시아의 독립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그는 젊은 시절 한때 정계에서 축출되는 시련도 겪었으나 1972년 복귀해 국회의원, 교육부 장관, 부총리를 거쳐 1981년 51세의 나이로 총리로 임명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마하티르는 총리로 22년 장기 집권하며 후진 농업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무역 대국으로 끌어올려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로 칭송받았다.
반면, 독재에 가까운 철권통치를 하면서 불거진 각종 인권·민주화 문제 때문에 비판받기도 했다.
마하티르는 총리직에서 내려온 뒤 15년만인 2018년 5월 야당 연합을 이끌고 다시 총리에 올라 전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으로 기록됐다.
그는 2020년 2월 '정치 승부수'로 총리직 사임 후 재신임을 노렸다가 총리직을 되찾지 못했으나, 이후에도 계속 정치활동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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