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한인들, 코로나19 중증감염 교민 위해 자발적 모금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참기름 사주세요. 떡국용 떡도 기부하니 사 주세요."
이집트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현지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노인을 위해 자발적인 모금 활동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이집트 한인회 등에 따르면 최근 현지 한인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는 교민 권 모(75) 씨를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모금은 카이로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다른 교민이 지난 16일 SNS 한인 단체방에 권씨의 감염 소식과 함께 그가 만든 참기름을 사달라는 메시지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또 이 여성은 설을 앞두고 떡국용 떡을 기부물품으로 내놓고 현지 한인들에게 구매를 요청했다.
평소 당뇨를 앓아온 권씨는 심각한 다리 통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그는 한쪽 다리에 괴사가 진행되고 있어 큰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하루 약 2만 이집트파운드(약 150만 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데다,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형편이 좋지 않아 병원비를 대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까운 상황을 접한 현지 한인들과 현지에 살다가 귀국한 사람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전달, 일단 지금까지의 병원비를 정산할 정도의 돈이 모였다.
한인회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를 고려해 일단 모인 성금으로 권씨를 퇴원시킨 뒤,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권씨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여서 당장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없고, 그의 몸 상태도 좋지 않아 앞으로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재이집트 한인회 관계자는 "감사하게도 현지 한인들은 물론 이집트에 살다가 귀국하신 분들까지 성금을 보내주셨다"며 "일단 모인 성금으로 권씨를 퇴원시켜 귀국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비 부담 때문에 일단 퇴원은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 건강 상태가 워낙 좋지 않고 가족들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안다"며 "무사히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고 완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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