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국가들, 예멘 내전 비판 레바논에 '관계 회복' 조건 제시

입력 2022-01-23 20:57
걸프 국가들, 예멘 내전 비판 레바논에 '관계 회복' 조건 제시

지난해 10월 '외교 단절' 후 첫 걸프국 외교장관 레바논 방문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걸프 국가들이 예멘 내전을 비판해 관계가 틀어진 레바논에 화해 조건을 제시했다고 AFP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걸프 국가들이 지난해 10월 예멘 내전을 비판한 각료 발언에 반발해 레바논과 사실상 외교 관계를 끊은 지 3개월만이다.

셰이크 아흐메드 나세르 알모하메드 알사바 쿠웨이트 외교장관은 외교 단절 후 처음으로 레바논을 방문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미셸 아운 대통령과 회담했다.

알사바 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우리(걸프 국가)는 레바논 대통령에게 조건들을 제시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걸프 국가들이 레바논에 어떤 조건들을 제안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조르주 코르하디 전 레바논 정보장관은 지난해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으로 인해 예멘인들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후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은 레바논과 외교 관계를 사실상 단절하고, 레바논산 물품 수입도 전면 금지했다.

이로 인해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어온 레바논의 상황은 더욱 악화했고, 코르하디는 논란 끝에 장관직을 내놓았다.

예멘 내전에서 이란의 대리인 격인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와 싸우는 사우디는 레바논 정부 내 헤즈볼라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장기 내전(1975∼1990년) 후 주요 정파 간 권력분점 합의에 따라 헤즈볼라는 레바논 정치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고, 미카티 총리가 이끄는 현 내각에도 다수의 장관을 입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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