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고문 "국가안보 절대적 강조, 옛소련처럼 자멸적"
홍콩언론 "중국 정부 매파적 관점 비판"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정부 외교정책 고문이 국가안보를 절대적으로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매파적 관점을 거의 노골적으로 비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3일 보도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이 학교 격월간 저널 '국제안보연구' 1월호에 발표한 22쪽 분량의 글에서 "국방비 지출이든, 공급망이든 절대적인 국가안보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자멸적"이라며 "안보를 무제한으로 추구하면 비용의 급증과 이익의 급감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이자 미국 문제 전문가이다.
자 교수는 옛 소련이 장기적인 안보 정책을 무시하고 수십년 무력 확장에만 집중하다가 붕괴한 전형적인 사례라며 "국방비 지출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국가 간 무기 경쟁을 촉발해 관련된 모든 나라의 안보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옛 소련은 국방비 확대에 집중하면서 경제발전에 뒤처졌다. 국민의 삶은 오랜 기간 개선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정치적 지지를 잃었다"며 "이는 단기적 이득을 위해 장기적 이익을 희생한 것으로 소련의 혼란과 붕괴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자 교수는 또한 "외국과 무역을 끊고 경제적 자립을 이룬다면 다른 나라들이 압력을 행사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것은 효율성을 낮출 뿐이며 국가를 더욱 뒤처지게 해 국가의 안보를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부의 어떤 정책에 그가 동의하지 않는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그는 "안보를 연구하는 이들은 국가가 안전하면 모든 목표가 성취되고 국민이 만족할 것인양, 국가안보를 국가가 추구해야할 유일한 가치로 본다"며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유지라는 단일한 목표는 기업들의 혁신과 개방을 위축시키고 결국에는 경제의 전반적인 효율성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SCMP는 "자 교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국가안보관에 경의를 표하며 글을 시작했지만, 해당 글은 매파적 관점에 대한 거의 노골적인 비판으로 가득 채워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해당 글은 중국 정부가 외교에서부터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선에서 국가안보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때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 교수는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가 학자들이 외국과 교류하는 것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SMC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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