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푸틴에 '올림픽 중엔 침공 자제' 요청했을지도"
블룸버그, 중국 익명 외교관 인용해 시나리오 보도
중·러 즉각 반발…"가짜뉴스도 못 되는 미 정보기관 공작"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대치 상황과 관련,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2022 베이징 올림픽 기간에는 침공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22일(현지시간)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가짜 뉴스"라며 즉각 반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익명의 중국 외교관 발언을 토대로 이 같은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시 주석이 중국의 성장을 전 세계에 과시하겠다며 2022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평소 친분이 두터운 푸틴 대통령에게 이런 부탁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파트너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하고, 최대한 신중하게 행동하려 할 것"이라며 "침공을 강행하면, 베이징 올림픽에는 굉장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함께 전했다.
이 보도와 관련, 러시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 반박 성명을 내고 블룸버그뉴스 기사를 향해 "가짜뉴스이자 도발"이라고 비판했다고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중국은 민스크 평화협정에 따라 우크라이나 관련 갈등 상황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스크 평화협정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러시아와 서방 간의 긴장 상태가 악화하자, 러시아·우크라이나·프랑스·독일 등 4개국 정상이 2015년 체결한 평화 협정이다.
러시아 역시 블룸버그의 기사에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가짜뉴스조차 못 된다. 미국 정보기관의 공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합의로 채택된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따르면 올림픽 개막 7일 전부터, 패럴림픽 폐막 7일 후까지 모든 국가는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
중국은 이 결의안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이 합의안을 준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과거에도 올림픽을 전후해 전쟁을 일으킨 이력이 있다.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일에 그루지야와 전쟁을 시작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폐막 직후에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을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정치 컨설턴트인 R폴리티크의 타탸나 스타노바야는 블룸버그통신에 "이웃 나라 기분 좋아지라고 푸틴 대통령이 전략적 이득을 희생할 수는 없다"며 "푸틴이 미국과의 회담에서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중국이 어떤 요청을 하든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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