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신 F-16 전투기 대만 조기 인도 검토…"中위협 대만 요청"
2026년까지 66대 예정…"美 대만방어 지원약속 확인하는 신호"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수출하기로 한 최신형 F-16 전투기를 조기에 인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대만이 최근 F-16 전투기의 조기 인도를 요청함에 따라 미국이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전투기 조기 인도 요청은 날로 늘어가는 중국의 대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만 고위 당국자는 밝혔다.
중국은 최근 대만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대만해협에 항공기를 보내 위협비행을 해왔고, 미국 정부가 대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힐 때마다 항공기 출격 규모와 회수를 늘리며 무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만 공군의 긴급 대응 비행도 빈번해지는 등 대만으로선 공군력 강화가 발등 위의 불이 된 상황이다.
대만은 8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최신형 F-16 66대를 오는 2026년 말까지 들여오기로 한 상태다.
대만이 도입하기로 한 F-16은 최신형 능동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전술데이터링크(Link-16)를 등을 갖춰 동시에 20개 이상의 표적을 추적할 수 있다. 다양한 첨단 공대공·공대지·공대함 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
대만은 이런 신규 항공기 도입과 별개로 기존에 운용 중인 구형 F-16A/B 141대를 F-16V로 업그레이드하는 성능 개량 사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대만은 이들 최신형 전투기를 F-16V라 부르고 있고, 대만 공군은 '봉황 전개'(鳳展)라는 사업명으로 F-16V 확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11월 개량을 끝낸 64대에 대한 실전 배치 행사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조종석에 앉아 대중 항전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미국 군사 장비의 해외 판매를 관장하는 국무부는 F-16V 조기 인도와 관련한 내부 검토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익명의 당국자들은 미국이 대만의 요청을 받았지만, 아직 그 방안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미 정부가 아직 록히드마틴에 조기 인도 방침을 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기 인도 여부는 미국 정부가 대만의 안보 수요가 여타 동맹이나 파트너 국가들보다 더 긴급하다는 판단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대만이 F-16V 신규 도입과 함께 기존 기종 성능 개량을 완료하면 200대가 넘는 최신형 F-16 전투기를 보유하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최신예 전투기 조기 인도 움직임은 대만 방어 능력을 지원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또 다른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미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에이브러햄 덴마크 연구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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