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에 독일 국채금리 3년만에 플러스 전환(종합)
영국·캐나다는 물가상승률 30년만에 최고…기준금리 인상 전망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세계 각국에서 물가 급등이 계속되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3년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돌아섰다. 영국과 캐나다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10년물 금리가 이날 장중 한때 0.021%까지 올랐다가 -0.014%로 마감했다. 장중 기록이긴 하지만 2019년 5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확산하던 시기인 2020년 3월엔 -0.841%까지 떨어진 바 있다.
WSJ은 인플레이션의 가속화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독일을 비롯한 세계 각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수 주간 꾸준히 올라 현재 1.826%를 기록 중이다.
독일 국채 금리가 완전히 플러스로 올라서면 미 국채 수익률 추가 상승(국채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이너스 금리일 때와 달리 독일 국채 보유로 일정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유럽 투자자들이 독일 국채를 사들이게 되면 그만큼 미국 국채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논리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 상황도 만만치 않아 유럽중앙은행(ECB)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도 점쳐지고 있다.
WSJ은 초단기 대출금리인 오버나이트인덱스스와프(OIS) 시장 상황으로 봤을 때 ECB가 올해 정책금리를 0.1%포인트씩 2회 인상하고, 내년에는 3∼4회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경우 작년 12월 소비자 물가지수가 1년 전에 비해 5.4% 뛰어올라 1992년 3월(7.1%)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전기·가스요금이 오르는 가운데 식품과 의류 가격 상승률이 각각 8년여, 4년 반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물가 상승률이 봄에 6%를 찍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시장에서는 7%대 상승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영란은행이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0.25%에서 0.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작년 12월 영란은행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캐나다에서도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8% 올랐다. 이는 1991년 9월(5.5%) 이후 30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식품류(5.2%)와 주거비(5.2%)가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석유류 가격은 전달 43.6%에서 이번에 33.3%로 상승률이 완화했다.
로이터통신은 캐나다의 소비자 물가가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의 관리목표 범위인 1∼3%를 9개월 연속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식품류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2.1%로 2012년 2월(2.1%)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캐나다은행이 오는 26일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 1월 인상 확률을 약 70%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0.25%이다.
캐나다은행은 작년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면서 올 2∼3분기쯤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사 TD시큐리티의 앤드루 켈빈 전략가는 "캐나다은행이 1월에 금리 동결 이유를 찾으려 한다면 12월 물가 보고서에선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